문학광장

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십일월에 잎이 뚫고 나오기 시작하는 오월을 생각하는 것은 첫 마음을 떠올리고 싶어서일까? 연둣빛은 강력하게 새 살을 뚫고 나온다. 그렇게 첫마음을 시작했었다. 오월을 지나 여름을 보내며 푸르름은 짙어졌고 너와 나도 점점 분명해진다. 착하지만 나쁜 여자.매력적이다.그런데 그렇게 점점 분명해질수록 너와 나는 멀어진다.어렴풋해서 아름다웠던 연둣빛 오월이 가고 초록 잎이 짙어지자 웬일인지 서로 낯설게 느껴진다 그가 원하는 착한 여자는 내가 아니다.십일월이 되자 나뭇가지를 뚫던 연둣빛은 다하고 그저 지나가는 바람에 흩어지는 노란 나뭇잎으로 떨어지고 있다."봄에 대한 잎의 입장"이란 표현이 좋다. 그게 또 뚫는 성질이라니 ... 봄의 새 잎은 연둣빛 여린잎으로만 생각했는데. ..화자의 모습과 비슷하게 느껴진다.착하지만 나쁜, 묘한 이중성을 갖고 있는 점이.걸례질로 오월의 연두의 마음을 지워버릴 수 있을까? 오월이 바래 십일월이 되어 그 기억을 밟으며 놀고 있는 듯 무심한 척하지만 그건 나의 마음을 지나치고 있다는 걸 화자는 알고 있다.

• 2019-06-09 07:1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