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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배달 이승우 - 방현석, 『범도』를 배달하며작성일 2023-12-07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184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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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배달 이승우 - 서영처, 『가만히 듣는다』를 배달하며작성일 2023-11-23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407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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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배달 이승우 - 구병모, 「노커」를 배달하며작성일 2023-11-09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488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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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배달 이승우 - 김은, 「스매싱의 완성」을 배달하며작성일 2023-10-26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678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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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배달 이승우 - 이경은, 『카프카와 함께 빵을 먹는 오후』를 배달하며작성일 2023-10-12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1 댓글수 0 조회수 611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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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배달 이승우 - 백수린, 『눈부신 안부』를 배달하며작성일 2023-09-28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847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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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배달 이승우 - 민병일, 『바오밥나무와 달팽이』를 배달하며작성일 2023-09-14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912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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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배달 이승우 - 이광호, 『너는 우연한 고양이』를 배달하며
너는 없는 것이 많다. 한쪽 귀가 조금 잘려나갔고, 생년월일과 부모가 없으며, 이름도 없었다. 너의 ‘없음’ 중의 일부는 가령 이름처럼 채워질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채워지지 않는 결핍도 많다. 네가 그 결핍을 의식하는지는 알 수 없다. 우발적으로 너와 마주했을 때부터 너의 결핍을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 너의 결핍은 중요한 상징이 된다. (…) 조금 잘려나간 너의 오른쪽 귀는 결핍에 해당하지만, 그런 귀를 가진 고양이는 거의 없기 때문에 그것은 너의 ‘있음’이다. 조금 잘려나간 너의 귀가 잘 보이지 않을 때 오히려 너의 고유한 아름다움은 감추어진다. 너의 ‘없음’들이 너의 ‘있음’이다. (이광호, 『너는 우연한 고양이』, 문학과지성사, 2019, 57-58쪽)
작성일 2023-08-31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1 조회수 773상세보기 -
문장배달 이승우 - 한수영, 「파이」를 배달하며
미현은 『퀴즈백과』와 『일반상식대사전』을 반복해 보았다. 깊이 생각할 것 없이 단답형의 답을 외우고 확인하는 일에 기쁨을 느꼈다. 기다리는 일이 생겼다는 사실이 미현을 달라지게 했다. 식욕이 살아났고, 거실을 난장판으로 만들며 노는 아이들이 사랑스러워 울컥했다. 저녁 무렵 부엌 창가에서 서성거리는 일이 사라졌고, 남편의 벨 소리에 현관문을 활짝 열었다. 프라이팬을 꺼내다 그 뒤쪽에 감춰둔 술병을 발견했지만 조금도 마음이 가지 않았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윗집 여자는 눈에 띄게 달라진 미현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한수영, 「파이」, 『바질 정원에서』, 도서출판 강, 2023, 75쪽)
작성일 2023-08-17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847상세보기 -
문장배달 이승우 - 구자명, 「오 흐름 위에 보금자리 친」을 배달하며
나는 진눈깨비가 좋다. 눈도 비도 아닌 그것. 눈이 될 수도 비가 될 수도 있는 그것. 그때그때 대기의 상태를 봐서 자기 정체성을 결정하는 그것. 그 선택이 있을 때까지 한껏 머뭇거리며 기다리는 그것. 그래서 그 기다림 안에서 자기 시간을 숙성시켜 가는 그것. (구자명, 「오 흐름 위에 보금자리 친」, 『건달바 지대평』, 나무와 숲, 2023, 259쪽)
작성일 2023-08-03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792상세보기 -
문장배달 이승우 - 정영수, 「내일의 연인들」을 배달하며
그때 우리는 사랑한다는 말 대신에 다른 말로 서로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곤 했다. “넌 정말 대단해.” 지원과 나는 어느 순간 그 말이 다른 어떤 말들보다 서로를 감동시킨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가 나와 식탁에 마주앉아 밥을 먹다가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정말 감탄스럽다는 표정을 하고는 조용히 “넌 정말 대단해” 하고 말하면, 나는 “아냐, 네가 더 대단해”라고 대답하곤 했다. (……) 지금은 물론이고, 당시에도 나는 그녀의 그런 말들이 나를 어떻게 그토록 감동시켰는지,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왜 더욱 열렬히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나를 대단한 사람으로 여겼던 것이, 아니면 적어도 그렇게 여기고 있다고 내가 믿게 만들어주었던 것이, 내가 정말로 그러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나에 대한 그녀의 애정으로 인한 왜곡된 시선 혹은 배려였을 뿐이라고 하더라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나는 그 시기에 그 말이 필요했고, 그녀가 그 말을 제공해주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정영수, 「내일의 연인들」, 『내일의 연인들』, 문학동네, 2020, 58-59쪽)
작성일 2023-07-20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998상세보기 -
문장배달 이승우 - 김혜진, 「3구역, 1구역」을 배달하며
너는 길고양이를 끔찍이 생각하는 사람이고 요령 있게 집을 사고팔며 차익을 남길 줄 아는 사람이고 내게 아무런 경계심 없이 사적인 이야기를 늘어놓는 사람이고, 누구나 관심 있어 하고 궁금해할 정보를 대가 없이 공유하는 사람이고 낡고 오래된 것들은 말끔히 부수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고, 몇 날 며칠씩 오지 않는 고양이를 기다리는 사람이고. 그러므로 결코 내가 다 알 수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해도 너라는 사람을 다 알 수는 없겠구나. 너에 대해 무엇을 상상하고 기대하든 그것은 어김없이 비껴나고 어긋나고 말겠구나. 집안 구석구석을 살피며 필사적으로 고양이를 찾아다니는 너를 지켜보는 동안 나를 사로잡은 건 그런 예감이었다. 김혜진, 「3구역, 1구역」, 『너라는 생활』, 문학동네, 2020, 34-35쪽
작성일 2023-07-06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968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