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깊은 밤, 기린의 말」 중에서
- 작성일 2017-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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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출처 : 김연수 외 소설집, 『깊은 밤, 기린의 말』, 48-51쪽, 문학의문학, 2011년.
김연수 │ 「깊은 밤, 기린의 말」을 배달하며…
쌍둥이가 있는 집에 막내 동생이 태어납니다. 태호는 눈이 예쁜 소년입니다. 그런데 말을 하지 않습니다. 아무 것에도 반응도 보이지 않습니다. 병원에서는 자폐증이라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태호에게 매달린 엄마는 지치고 힘들어 보입니다. “그냥 그렇게, 태호와 둘이 죽어도 좋겠다는 생각. 태호가 없다면 내겐 1초도 영원이나 마찬가지야” 쌍둥이 딸들에게 그렇게 털어놓는 엄마의 마음도, 그 말을 듣고 어쩔 수 없이 상처를 받는 아이들의 마음도 어쩐지 이해할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작가는 그 밤, 엄마와 태호가 프라이드치킨을 맹렬히 뜯어 나누어 먹었다고만 쓸 뿐, 그것이 어떤 맛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쓰지 않았습니다. 그 밤의 치킨은 어떤 맛이었을까요? 인생이란 어떤 맛인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소설가 정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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