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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부산이 아니다

  • 작성자 임세헌
  • 작성일 2024-05-15
  • 조회수 236

 ktx를 타고 고향에 왔어요 잠깐 졸았더니 어느새 부산이네요 아닐수도 지구는 자전하니 또한 공전하니 이곳은 어쩌면 la 아니 la는 아닌 것 같아요 이런 곳이 la일 리가 없죠 오히려 바얀자그라던가 아니면 아타카마라던가 그런 곳이 겠죠 장소성placeness이나 이동성mobility 따위의 말은 필요 없어요 오랜만에 간 바닷가엔 이상한 것들이 가득해요 백사장엔 납작한 인간의 동상이 있고 바다엔 비닐봉지 같은 해파리 그런 것들이 있어요 그런 것들이 너무 많아 그런 것들로 다 지칭할 수 없어요 이런 느낌을 뭐라고 할까요 센티멘털리즘sentimentalism이나 페시미즘pessimism같은 건 구려요 그냥 게임을 하는 배구선수라던가 현대미술을 보는 연인이라 할게요 나는 서둘러 자리를 떴어요 구토가 치밀어 올랐어요 아니 구토를 원하는 나의 모습에 구토가 치밀었어요 부산이 무슨 죄가 있겠어요 나에게 죄가 있죠 Busan is good이니까요

임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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