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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파리의 무용수라 불러줘

  • 작성자 해강
  • 작성일 2024-06-11
  • 조회수 248

혼자 하는 발레, 왼손엔 경련

너는 따듯한 음악이 좋다고 했었나

따뜻한 식탁을 그리워 했었나 


조명은 무얼 하나 태울듯이 강렬한데, 

나는 혼자 노란 공연장에서 발레를 하고,

불빛이 좋았지. 나도

반짝반짝 빛나는 광원이 되고 싶었는데

끝까지 불빛에 몸도 잊은채 달려드는 존재인 거야.


기다리는 거야. 갑옷같이 생긴 무용복은 

세상에서 입기엔 너무 춥고

그래서 난 마중나가지 못했나

왼손엔 경련


너는 실존했었나 나는 무얼 기다리는거니

존재의 게슈탈트적 무너져내림

공연장은 늘 편안했는데

그 안에 혼자 있노라면 그곳은 가끔 나를 세상에 낙오된 어린애처럼 비참하게 만들었어.


네곳에서 켜지는 노오란 조명.

이끌리는 벌레처럼

빛의 평형에 의해 무대 중앙에 서서

휘휘 맴도는 발레를 하는 나.


왼손엔 경련.

너는 이미 무얼 잘 못 먹었는지도 몰라

왼발엔 경련

  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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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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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강
  • 2024-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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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식되는 것마셔야 살 수 있는것이정작 나를 녹슬려 부수는 것이 되려 나를 살게 하는게 맞을까 산다는것은생존인지 나는 어떤 종류를 먹든배가부르지 않으면 패악질을 부리고는 그리고는 항문을 잃은 아귀처럼 매일 밤이면 배가 아팠는데말이야 어쩌면 나는 쪼그라들어가고있는지도 몰라 나의 피부 표면 바깥을 이루는 모든게 나고 내 피부가 감싼 장기, 살덩이, 뼈, 나의 상념, 나의 기억, 이런게 내 바깥의 세상이 되었고나를 감싼 껍질은 집어삼킴으로 인해 결국 점이될지도우주가 인간의 장기배열 각도를 닮았다나 뭐라나하는과학자들은 내가 다 처리했어.진짜 그들이 인류모두 그리고 우리가 아는 우주까지도 내 몸을 이루기위해 존재한다는걸 밝히면 안되잖아. 다행히 내 장기들은 잘 세뇌되어있고 요즘 자주 나를 걱정해줘. 따듯하게 굴어. 흐르는 소리 내려가는 소리 공기를 베어무는소리 비행기소리 그런 소리들을 내면서가끔은 괴로워하더라 아파하더라. 병원은없었어 내 주위엔 지방덩어리랑, 다짐의 글씨체, 근육조직이랑 찢어진 일기장 흥건한 장기들에 무슨 동맥들 밖에 없어서 쓸쓸하기만 하고. 안으로 안으로 점점 파고들어갔어. 좁고 깝깝한 세상나머지는 더이상 알고싶지도 않았고. 세상 어디 높은 곳엔 뇌가 바다위에 떠 있다는데 볼게 그렇게 많대서 얼마전에 패키지여행 예약해놨다가 온 날이 다 비수기라 흥떨어져서 관뒀어. 내 안에는 재미있는게 많다. 산소가 21퍼센트나 있다부식되는것. 어디선가 익숙한 썸-머가 들려오고. 부식에선 그리움의 포도향이 날때가 있었어내가 과식을 하는 사람이 되기 이전엔천지가 뒤집어지기 이전엔 세상엔 그리운 것들이 참 많았는데.세상은 진공이다 미세한걸로 다닥다닥이루어져서번식하는것들은 다 너무 작고 이기적이고 말 안통하는 것들. 녹슬지 못하는 것들. 산패되면 부랑자가 되고 결국엔 소멸한다지만 그래도 이건아니지.누구는 녹차를 참 좋아했단말이야.결국 철봉을 녹슬리는 것은 재미의 짓이었대.나는 너무 오랫동안 비 진공상태에 머물렀어서피부가 쪼그라들다가 점이 되는 저주를 맞았어어쩌면 녹슨 철봉이 내게 묻었을때 감염된걸지도 몰라네가 아플때마다 이마에 생기는 팔자주름을 봐 증거야얼마전엔 내 안에서 아주 작은 포도로만 몸이 구성된사람을 봤어. 네가 들으면 기뻐할 소식인데.희망이 보이는것같다고 말하고 싶었는데널 집어삼키지 말걸. 그럴 마음도 없었지만너무 심심해 고독해 바깥세상에도 수돗가가 있더라혹시 네가 시치미 똑 떼고 앉아있진 않을까 해서 가봤는데 세상엔 피가 흐르는 수도뿐이야. 철봉을 핥았을 때와 같은 냄새가 진동해. 그런데 너는 빨간색을 싫어했으니까. 네가 그날 부식되었다는 사실까지만 알고 있어피부는 모든 것의 경계. 너는 오래된 레자 가방처럼부스러져 내린걸까 너는 그나마 완전부식은 면해서 경계도 없는 너의 세상을 꾸려가고 있을까어디에 앉아있을 계획인지 힌트만 줘.내 껍질이 날 잡아먹어서 난 주체성을 잃은건지도 몰라누가 누구에게 기생하는 걸까껍질이 나에게 에프킬라를 뿌리는장면이 상상이 가?나는 가는데.나는 가고 있지. 어디로? 세상을 흘러다녀세상이 나를 졸졸 흐르고뒤집힐만큼

  • 해강
  • 2024-06-20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 입니다. 포도향 불량식품[썸-머]는 다 큰 애들을 짭짤하게 부식시키고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걸 처음으로 이해한 2교시적정선을 넘는 여름에 피는 아지랑이에나는 선 대신 땅을 밟아서 정글짐 꼭대기에서 헛디딘 날파아란 페인트사탕을 까다가 그만텅텅 텅 텅텅 부딫히는 소리에눈앞이 폭력적으로 점멸하고팬티속에 들어온 모래알이 녹슨 철봉이 묻어나온 소매가위험하게 뜨거운 머리가 나를 녹다운 시킨거야모래가 온 데 달라붙은 사탕이 서럽고푸르딩딩해지기 직전의 팔꿈치는생각대로 움직여지지도 않잖아무르팍에 박힌 검고 하얀 모래알의 경고상식에서 벗어난 아픔은 나를 더 울지 못하게 만들었었고마침 아이들은 모두 숨어있었지나는 그때 술래였는데아무도 날 보지 못했고나는 생각보다 살아있었어눈물이 나올락 말락 뜨거운 숨구멍하늘은 백지마냥 하얗고절뚝거리는 운동장엔 먼지바람꼭꼭 숨어버린 친구들나 지금 너무 아픈데 내가 찾아야 해?끅끅 울음을 넘기며착석을 거부하는 알싸한 꼬리뼈를간신히 무시하고 앉은 수돗가엔숨으려는 노력도 없이포도맛 불량식품을 먹고있던 너그래 너는 내가 피아노 학원에서 혼나는 날마다 포도크림을 사는 친구가 되었고그래 서 너의 숨에서 달려나온 싸구려 포도크림향은 버룻처럼 나를 동요하게 해.너는 울지 않으려고 그걸 달고 사는걸까코에서 넘어오는 포도향은자갈돌 들어간 실내화도 기쁘게 신게 하니까그래 이건 케케묵은 쓸쓸함이 날아가는 맛그런 맛과 향그렇게입시학원 앞 이마트에도 대학교 안 매점에도집 앞 편의점에도 술집이 늘어선 지저분한 골목속에서도 찾을 수가 없어크게 낙심한 운동화코."너무 실망하지 마마지막으로 거기 가보자" 내게 말하는 포도크림.다시 찾은 초등학교는 너희의 자리는 더이상 여기 있지 않다고 우리를 향해 단호하게 말했다.그는 더이상 정글짐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고그는 자주 알고싶지 않은것들 까지도 가르쳤고또 그의 운동장은 인조적인 초록색이 되어있었고,아이들과 녹이 보이지 않는 운동장. 아주 예전에 술래를 피해 달아난 친구들은,진짜 잘 숨는것 같아. 누구의 얼굴도 이름도 기억나지 않아.너는 포도크림을 사려 문방구로 뛰쳐나갔다.숙제를 찢어 숨긴 날쇠자로 맞은 손바닥보다도 더 많이얼굴이 화끈거리기 시작했다. 이방인이 된다는 게 뭔지 이해한 2교시 쯤포도향크림이 없었더라고 말하며 물기를 뒤범벅한 얼굴로 내게 달려온 불량 수도꼭지를 안고나는 딱 추방당한 운동장 모래알의 개수만큼무수하게 쓸쓸해지기 시작했는데..품에서는 삐걱삐걱 우는 부식의 환청.바다에 다리를 꽂고 버틴 쇠기둥처럼

  • 해강
  • 20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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