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504회 : 이현정, 류성훈 시인편(매일매일 기다려 특집 1부)
- 작성일 2017-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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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회 <문장의 소리> 이현정, 류성훈 시인 편
● <로고송> / 뮤지션 양양
● <오프닝>/ 문장의 소리 DJ 김지녀
리베카 솔닛의 산문집 『멀고도 가까운』에서 한 대목
● <작가의 방> / 이현정, 류성훈 시인
문장의 소리 504회는 이현정, 류성훈 시인과 함께한 “매일매일 기다려” 특집 1부 입니다. 이현정 시인은 2015년 계간지 <쿨투라>로 등단했습니다. 숙명여대 국문과 학사, 한양대 국어교육 석사를 졸업하고 현재 중앙대 문학예술콘텐츠학과(문예창작과) 박사 과정 중입니다. 류성훈 시인은 201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으로 등단했습니다.
Q. (류성훈 시인의 등단작 「월면 채굴기」낭독 후) 6년 만에 등단작을 읽어보시니 어떠세요?
A. 지금 눈으로 다시 보면 참 부끄러운 게 많은 작품인데요, 그래도 뭐 애정 어린 시 임은 틀림없고요. 「월면 채굴기」는 사실 제 등단작일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많은 의미가 있는 작품인데 합평이나 문호들하고 같이 피드백 할 때 좋은 얘기들을 많이 들었던 작품 중 하나인데 이걸 썼을 때 사실 많이 의기소침해 있고 불안해했었던 시기였거든요. 그 때 자기 스스로의 문장이나 언술에 대해서 되게 자신감을 많이 갖게 되었던 시 인데, 그래서 시 쓰는 방식이나 사고에 대해서 크게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했던 첫 번째 작품이에요. 그 이후로도 많이 썼는데 이후로 쓴 게 아니고 이거 가지고 등단을 하더라고요.
Q. (이현정 시인의 등단작 「미술관」낭독 후) 등단작 다섯 편 중 「미술관」이라는 시를 읽어주신 이유를 들어볼게요.
A. 제가 그때 한창 다시 문학에 와서 글을 쓴다고 했을 때 거의 처음에 태어난 신생아처럼 여기저기 걸음을 걷는 것처럼 벽에 부딪히고 모서리에 부딪히고 그랬어요. 그래서 남들이 하는 공부를 더 해야겠다 싶어서 철학이나 미술이나 음악이나 관련된 책이나 어떤 여기서 말하는 교양 같은 것을 엄청 파고들었는데 어느 날 시드니에서 그런 오페라하우스 있고 미술관도 있는데 그 길거리에서 원주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땅바닥에 앉아서 악기를 부는 모습을 보고 저 음악과 저 음악은 어떤 차이가 있고 저런 예술과 저런 예술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던 시기였어요. 그래서 어떤 편으로는 ‘내가 너무 나를 위한 시를 쓰고 있는 건 아닌가?’ 이런 고민도 해보고 그 때 계속 ‘우리 시대에 필요한 예술은 뭘까?’ 그런 정말 부끄러운 고민을 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미술관에서는 모두 다 어떤 작품이 있을 때 그냥 이유를 묻지 말고 그냥 조용히 작품을 봐야 하잖아요. 그게 되게 무서운 것 같았어요. 약간 그런... 협박적으로 느껴지고. 하지만 ‘아름답다’라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쓰게 되었습니다.
Q. 왜 처음에 시라는 장르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시라는 것을 직접쓰게 되셨는지 말씀해주세요.
A. 이현정 시인 : 저는 20대 초반에 회사를 다니면서 밤에 야간대학을 다녔는데, 늘 항상 시간에 얽매여서 살았던 것 같아요. 근데 남산 밑에 있는 첫 학교는 그런 학교였는데 남산 밑에 쭉 은행나무들이 밤에 야근하고 학교에 뛰어 가다보면 은행나무 잎들이 노랗게 막 떨어지는 거 에요. 그게 무슨 노란 조개처럼 바다 속에 가라앉는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하늘을 딱 봤는데 그 때 마침 비행기가 구름을 가르고 가는 거 에요. 비행기가 아니고 저는 처음에 칼 인줄 알았어요. 그래서 하늘에 칼이 있나? 이런 생각이 든 거 에요. 갑자기 네루다의 시처럼 어느 날 갑자기 저한테 다가왔어요. 그러면서 시를 쓰기 시작했어요.
류성훈 시인 : 저는 뭐 처음부터 시인이 되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해본적은 없었고요. 그냥 굳이 계기라고 말씀드리자면. 고등학교 때 중간고사 보기 싫어서 도서관에서 문학작품, 고전 이런 것을 대여해서 보고 그런 게 습관이었는데. 그 교과목으로 문학이 있잖아요. 그 때 문학시간에 교과목으로 배운 공부랑은 전혀 다른 세계가 있는 거 에요. 그래서 무슨 악기 같은 게 없이 우리가 늘 쓰는 언어를 가지고도 어떤 예술적인 가치나 이런 것 보여줄 수 있는 거구나. 이런 직관이 그 때 왔었어요. 내가 한 번 써보고 싶다. 이렇게 해서 문장에 되게 욕심을 갖기 시작했고 그래서 공부를 하다가 어쩌다보니까 문학이 전공이 되고, 그러다보니까 전공 중에서도 시 있고, 희곡 있고, 소설 있고 여러 가지 있는데 언어에 제일 높은 수준을 추구하는 게 뭘까. 보니까 그게 시 이더라고요. 그래도 망설임 없이 시를 선택을 했는데 뭐 뒤집힘 없이 지금까지 미련하게 계속하고 있는 거 에요.
● <어제의 단어 오늘의 멜로디>/ 양양
어제의 단어는 ‘냉장고’입니다. 제주와 서울에서의 반반 생활을 시작하게 된 양양은 냉장고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합니다. 오늘의 멜로디는 Damien Rice의 2005년 발매된 앨범 “O”에 수록 된 “Cold Water”입니다. 두 번째 멜로디는 좋아서하는 밴드 “보일러야 돌아라”입니다. 소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낭독한 시는 나희덕 시인의 시집 『어두워진다는 것』에 실린 시 「저 숲에 누가 있다」와 정현종 시인의 시집 『광휘의 속삭임』에 실린 「고요여」입니다.
문장의 소리 504회 이현정, 류성훈 시인과 함께한 <작가의 방>과 단어 ‘냉장고’로 이야기 나눈 <어제의 단어 오늘의 멜로디>는 사이버 문학광장 문장 홈페이지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또한, 팟캐스트를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구성 : 박정은(조선대학고 문예창작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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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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