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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제585회 : 강진 소설가의 『하티를 만난다면』 편

  • 작성일 2019-08-14
  • 조회수 873
  • 방송일2019-08-14
  • 러닝타임53분
  • 초대작가강진 소설가


문장의 소리 제585회 : 강진 소설가의 『하티를 만난다면』 편


인터넷 문학 라디오 <문장의 소리>는 2005년부터 지금까지 560여명의 초대손님이 다녀갔습니다. 연출과 진행, 구성 모두 현직 작가이며 2018년도에 이어 2019년도에는 소설가 조해진, 해이수, 시인 정현우가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사이버문학광장 홈페이지와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를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조해진(소설가)
진행 해이수(소설가)
구성작가/로고송 정현우(시인)



ㅇ 코너
- 작가의 방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책들의 방 : 책을 둘러싼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초대하여 이야기를 나눕니다.
- 첫 책을 소개합니다 : 첫 책을 발간한 작가가 직접 자신의 목소리로 작품을 소개합니다.








오프닝 : 이어령, 『젊음의 탄생』








<로고송>








<작가의 방> / 소설가 강진





강진 소설가는 2007년 현대문학으로 데뷔하여 소설집 『너는, 나의 꽃』 이후 이번에 『하티를 만난다면』을 출간하였습니다.


Q. DJ 해이수 : '하티'라는 인물을 제목에 내세우면서도 소설에 결국 등장시키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A. 강진 소설가 : 하티가 소설 속에서는 한 인물로 나오긴 합니다만 하티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찾고자 하는 어떤 것이라고 제가 상정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 소설집에 사인을 하면서 항상 앞에다가 "당신의 하티를 꼭 만나시길."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사실은 우리가 뭔가를 찾고 있긴 한데 그걸 찾기도 어려울 뿐더러 때로는 '내가 뭘 찾고 다니지?' 라고 모를 때가 훨씬 더 많은 것 같아요. 하티는 모든 찾고자 하는 어떤 것 입니다. 그러니까 소설 속에서 너무 쉽게 찾으면 안 되겠죠.


Q. 하티를 찾는 과정이 계속 실패하고 있잖아요. 해설을 쓴 이소연 평론가가 "이런 실패와 엇나감이 역설적으로 강진의 글쓰기를 계속 지속시키는 힘이 아닐까." 라고 굉장히 멋진 해석을 했는데 본인 생각은 어떠신가요?

A. 그 해석이 아주 마음에 들더라고요. 제가 소설을 굉장히 많이 짝사랑하고 소설이란 뭔가, 찾기 위해서 엄청 애쓰고 살았는데 도대체 소설이란 것은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 거죠. 그런 여정하고도 굉장히 닮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또 그것에 굴하지 않고 어디 있는지 모르지만 나는 계속 찾아 갈 거야, 하며 찾다 보면 때로는 그것하고 멀어진다는 느낌도 들거든요? 나는 찾으러 가는데 그것과 멀어지는 거죠. 그럴 수도 있지만 그래도 지치지 않고 계속 찾아야 겠다, 이런 생각을 다짐하게 되는 거죠.


Q. 「래트」는 과학적 물질적 상상력이 굉장히 리얼한 작품이었어요. 이 소설 쓸 때 어떻게 자료 조사를 하셨는지 굉장히 궁금합니다.

A. 이 작품은 취재를 굉장히 오랫동안 했습니다. 사실 제가 몇 년 전부터 과학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과학책 읽는 모임에 가서 활동도 하고 과학 강연도 많이 들으러 다니면서 내가 다시 청소년기로 돌아가면 과학자가 돼야겠구나... 그러다가 거기서 뇌 과학 실험을 하는 친구를 만났어요. 그 친구도 열애 중이었고 그래서 모델로 해서 소설을 쓰면 어떨까 하고 제가 엄청 따라다니면서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소설을 다 쓰고도 검증을 다시 또 받았어요.


Q. 멸종의 기록」과 「거미 혹은 어떤······」을 읽다보면 우울과 죽음 충동을 모티브로 해서 작품이 형상화된 것처럼 보여요. 이 두 작품을 구상할 때 고민이 많았을 것 같아요.

A. 딱 그렇게 말하기 보다는 사실 멸종의 기록을 쓸 당시에는 인간의 감각에 대해서 제가 고민을 하고 있을 시기였어요. 눈에 보이는 것, 냄새, 들리는 것, 이런 게 사실을 판별하기도 하지만 그것 때문에 사실이 왜곡되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를 들어서 제가 두려움을 느끼는 몇 개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거대한 공장지대에 가거나 혹은 지하 주차장의 파이프라인이 아주 많이 들어나는 곳이에요. 그런 것처럼 눈에 보이는 게 뭔가를 왜곡할 수 있다는 생각들을 좀 많이 하고 있었고 그래서 감각에 대한 소설을 쓰고 싶었어요. 그렇게 고민을 하고 있는데 어느 날 텔레마케터가 저한테 전화를 한 거죠. 보험 들라고. 그래서 순간 아, 이거구나. 그래서 텔레마케터를 주인공으로 해서 이야기를 복원해가는, 또 과거의 기억을 복원하는 그런 식의 소설을 쓰게 됐고요.
「거미 혹은 어떤······」은 이것저것 굉장히 많은 실험을 한 소설입니다. 시점도 어마어마하게 많이 바꿔보고요. 그래서 마지막에 정착한 게 몸속에 살고 있는 거미 비슷한 어떤 것이죠. 그 시점으로 귀결이 된 소설입니다. (해이수 : 루이의 환영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루이의 욕망 같은 거죠. 끝없이 자라는 욕망. 나중에는 욕망 때문에 죽게 되는, 그런 걸 쓰고 싶어서 쓰게 된 소설입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문장들>



강진 소설가가 『하티를 만난다면』의 맨 앞에 실린 「래트」에서 남자와 여자가 처음 만나는 장면을 읽습니다. 연애는 처음 만난 게 중요하고 처음 만난 순간과 처음 감정을 자꾸 얘기하게 되는데 그래서 가장 애정 하는 작품의 첫 장면을 꼽는 게 좋겠다 싶어 이 부분을 선택했다고 설명합니다.









<사운드 앤 스토리>



강진 소설가는 자동차 기계세차 하는 박스 안에 들어갔을 때의 소리를 가져왔습니다. 거대한 시설과 기계에 대한 공포가 있는데 자동세차 기계 안에서 소리를 주의 깊게 들으면서 신경을 공포로 부터 벗어나는 용도로 이번 녹음을 사용했습니다.









2부 <책들의 방>/ 브레인콜라 김강산 대표




책들의 방 초대 손님은 사용자들이 읽었던 책에 대한 리뷰나 평가 또는 마음에 드는 구절을 사진 찍어서 올리면 데이터를 분석해서 새로운 책을 찾아 추천해주는 앱 '잉크'를 개발한 김강산 대표입니다.


⦁ 김강산 님의 나의 연대기
책에 대한 첫 기억은 초등학교 시절 집 베란다입니다. 꽤 많았던 노란색의 세계문학 전집들이었는데 아마 누나들을 마련된 책이었을 것 입니다. 심심하면 베란다 구석에 틀어 밖혀 아무거나 꺼내 읽었는데 내용은 뚜렷하지 않지만 그냥 재미있고 신기했던 기억은 선명합니다. (중략) 인생의 전환점은 아들 태양이가 태어난 2014년입니다. 출산휴가를 끝나고 회사에 복귀해 방에 앉아있는데 나중에 태양이가 "아빠는 왜 이 일 해?" 라고 물어보면 뭐라고 하지, 하는 생각에 빠졌습니다. 답을 못 찾고 14년간 몸담았던 회사를 나오고 와이프의 지지를 얻어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도 내가 지금 하는 일에 대한 이유를 찾는 중입니다. 그래서 오늘 이 방송이 아들에게 들려주는 중간점검 같은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지금까지 많은 삶의 점을 찍어왔습니다. 어떤 점들은 연결되어 선이 되었고 또 의미 있는 면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점을 찍어나가게 될 텐데 열심히 방황하면서 살아가기를 기대합니다.


Q. '잉크'가 기존에 있었던 도서 추천 앱과 어떤 차별화 전략을 꾀했을지 궁금합니다.

A. 우선 제가 시작했을 당시에 한 네 가지 정도의 서비스가 있었어요. 그 분들을 직접 만나 뵈면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 얘기를 들었는데 제가 경험했던 바로는 그 분들이 어떻게 보면 출판 전체를 이해 한다기 보다는 개발자 입장에서 책이 좋아서 만드는 서비스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3년 지난 다음에 돌이켜보면 많은 서비스가 사라지기도 했고 투자를 못하기도 하고 계시고. 직접 해보니까 출판이라는 게 만만치 않은 시장인데 그것들에 접근하셨던 것 같고. 저는 원래 이투스라는 회사의 출판을 담당했었거든요. 그래서 작가섭외 부터 마케팅, 제작 까지 하면서 이런 비즈니스구나, 알고 시작했기 때문에 좀 더 길게 가져올 수 있었어요. 또 하나는 저희가 '잉크'라는 서비스를 만들면서 한 5년 정도의 계획을 세우고 시작했어요. 지금 3년이 지났는데 나머지 2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서 계속 끌고 올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Q. '잉크'가 어떤 식으로 독자들에게 책을 추천하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A. 우선은 제일 처음에 앱을 켜면 내가 좋아하는 장르를 체크하는 것부터 시작을 해요. 사용자분들이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한 권 정도를 등록하시더라고요. 그렇게 하나하나 등록될 때마다 저희 추천 시스템이 고도화되면서 새로운 책, 신간들이 항상 나오기 때문에 그것들을 매칭 하는 것을 기술적으로 찾는 과정을 계속 하고 있고요. 지금은 데이터가 생각보다 많이 쌓이지 않아서 데이터를 얻는데 집중하고, 그 데이터가 많이 쌓이면 더 좋은 추천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첫 책을 소개합니다>/ 김성철 시인 『달이 기우는 비향』



Q. 시집을 읽어보니 언어들이 감각적이고 이미지들 선명했어요.

A. 일상적인 언어, 문장들을 어떻게 시어로 만들까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사진을 찍어서 그 사진을 집중적으로 보면서 시 창작도 하고요. 그러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이미지들이 따라 들어온 것 같아요.


Q. 시들에 미문이 많고 먹먹하고 묘한 선언 같은 것도 많이 느껴졌어요. 본인이 추구하는 방향이나 정서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A. 시창작할 때 제 감정선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어떤 감정이나 분위기에 휩쓸리면 그 감정 안에서 여러 가지를 하고 논다고 할까요? 그 감정을 사물이나 다른 사람에 넣어보기도 하고 또는 지나온 일들을 끄집어내서 그 감정이나 분위기들을 넣어보기도 하거든요. 그러다보니까 많은 분들이 묘한 신파가 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어찌 보면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이제는 새롭게 창작을 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문장의 소리 585회는 팟빵과 팟캐스트를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구성 : 박정은(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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