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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제721회 : 1부 전석순 소설가 / 2부 이승주 소설가

  • 작성일 2022-08-31
  • 조회수 677
  • 방송일
  • 러닝타임1시간28분
  • 초대작가1부 전석순 소설가 / 2부 이승주 소설가

문장의 소리 제721회 : 1부 전석순 소설가 / 2부 이승주 소설가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700여 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2년부터 시인 이영주, 소설가 김봄, 소설가 권혜영, 시인 최지은이 함께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김봄(소설가)



진행 이영주(시인)



구성작가 권혜영(소설가)



구성작가 최지은(시인)




ㅇ 코너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N잡러의 수다 : 본업인 글쓰기 외에 또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는 N잡러 작가들의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입니다.










오프닝 : 성해나 소설가의 소설집 『빛을 걷으면 빛』에 수록된 단편소설 「화양극장」 중에서








〈로고송〉








1부 〈지금 만나요〉/ 전석순 소설가


전석순 소설가는 2008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회전의자」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장편소설 『거의 모든 거짓말』, 중편소설 『밤이 아홉이라도』, 인문 지리 시리즈 『춘천』 등이 있다. 장편소설 『철수 사용 설명서』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였다. 최근 첫 소설집 『모피방』을 출간하였다.

Q. DJ 이영주 : 최근 출간하신 『모피방』은 전석순 소설가님의 첫 소설집인데요. 출간 소감을 여쭤보고 싶습니다.

A. 전석순 소설가 : 단편집을 묶어야 할 시기가 되어서 그동안 썼던 작품들을 훑어보았어요. 최근 미니홈피를 다시 개설할 수 있게 된 것처럼 제가 잊고 있던, 분명히 쓸 때는 굉장히 치열했지만, 어느 순간 잊고 있던 장면들을 떠올리게 됐어요. 그동안 썼던 작품들을 돌아보면서 주인공들의 안부를 묻기도 했고요. 제가 이름을 안 지어준 인물들이 많았어요. 지나고 보니 사실은 이름을 지어줬어야 하는 인물들이 많더라고요. 인물들에게 이름도 지어주었어요. 30대까지 썼던 소설을 묶은 거거든요. 저는 그동안 가장 컨디션이 좋거나, 에너지 넘쳐서 활기찰 때 늘 소설을 썼던 것 같아요. 소설집을 묶으며 2~30대 활기찬 시절이 담겨 있구나, 하는 생각으로 묶었고요. 다행히 30대를 책 한 권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한 마음으로 작품들을 살펴보았습니다.


Q. 최근 출간하신 소설집 『모피방』의 제목과 표지가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 표지 시안을 받고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A. 생각보다 많은 시안을 받았어요. 『거의 모든 거짓말』 때에도 시안을 정말 많이 받았고, 이번에도 정말 많이 받아서 개인적으로 편집자님과 관계자님들께 감사했습니다. 사실은 이 표지보다 더 미니멀한 것도 있었어요. 근데 이 표지가 제일 마음에 들었고, 편집자님도 마음에 드셨다고 해서 결정하게 됐어요. 자세히 보시면 밑에 살짝 빛이 들어오는 무늬를 보실 수 있어요. 그것조차도 소설의 의미와 맞닿아 있는 것 같아서 참 좋았어요. 그리고 「모피방」을 썼을 때 떠올렸던 하얀색 이미지와도 잘 어울렸고요. 노란색을 선택한 것도 얼핏 보면 타일에 묻은 얼룩 같기도 하고, 노란색은 온기를 담고 있으니 소설집에서 전해주는 의미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고요. 처음에 받아봤을 때 코팅이 매끈하게 되어있지 않고, 약간 거친 질감이어서 낯설었어요. 그런데 볼수록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모피방’ 자체가 완성된 방이 아니다 보니 아직은 조금 거칠고, 코팅이 매끈하게 되어있으면 소설과 거리도 있을 것 같아서 이 질감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Q. 단편소설 「모피방」을 표제작으로 정하고 책을 묶으신 건가요?

A. 표제작을 두 가지 중에 고민하다가 「모피방」으로 드렸어요. 편집자님께서 ‘「모피방」보다 다른 게 낫지 않아요?’라고 한마디만 하셨으면 흔들렸을 것 같아요. 그런데 별말씀 않으셔서 「모피방」으로 해야겠다 싶었고요. ‘모피방’은 아무것도 아닌, 빈방이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품고 있는 방이기도 해요. 「모피방」이 표제작으로 나왔을 때 첫 소설집이라는 의미와도 잘 어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처음으로 생각했었습니다. 또 하나는 「수납의 기초」를 생각했었어요. 「수납의 기초」는 그동안 가지고 있던 물건들을 줄이고 줄여 못 줄이는 물건들을 어떻게든 끌어안고 수납하려고 몰두하는 인물이 등장하다 보니, 이것 역시 그동안 썼던 소설들을 잘 선별하고 예쁘게 수납하는 과정과 맞닿아 있지 않나 생각했어요. 두 가지 중에 고민하다가 「모피방」이 좀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어 결정하게 되었어요.


Q. 소설집 『모피방』의 표제작인 「모피방」의 배경은 세탁소인데요. 세탁소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쓰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지금은 안 하시지만, 실제로 아버지께서 40년 정도 세탁소를 하셨어요. 제게는 소설의 치트키? 표현이 맞지 않을 수 있는데, 치트키나 히든카드 같은 게 세탁소였어요. 재미난 일도 많이 있고, 내밀한 목소리들도 많이 담긴 공간이거든요. 지금보다 소설을 더 잘 쓸 수 있는 시점에 써야겠다고 생각하며 미뤄두었어요. 쓰고 싶던 이야기이기도 해서 미뤄왔었는데, 어느 날 세탁소가 철거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어요. 매년 그런 목소리가 있긴 했어요. 시청 근처에 있다 보니 시청이 확장되면 세탁소도 같이 없어질 거라는 이야기가 매년 들려서 시큰둥했는데, 어느 순간 진짜로 진행되더라고요. 몇 달 내에 세탁소를 정리하셔야 하는 상황에 놓였어요. 제가 정리하는 걸 도와드렸는데, 이 얘기를 미루지 말고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세탁소가 막연하게 영원히 그 자리에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는데, 어느 순간 ‘몇 달 안 돼서 사라진다’고 하니까 놓쳐버리고 미뤄버리면 단순히 이야기로 넘겨버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세탁소를 정리하면서 「모피방」이라는 소설을 쓰게 되었어요. 소설집을 묶으면서 언제 처음 이야기를 만들었을까 고민했는데요. 부모님께서 기억하는 어린 저의 모습은 ‘혼자서도 잘 노는 아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울지 않고, 세탁소 하는 동안에도 떼쓰지 않고 골방에서 잘 자고 잘 놀고 있었다고요. 왜 그렇게 잘 놀았을까 생각해보니, 세탁소에는 어느 세탁소나 마찬가지로 천장에 옷이 빽빽하게 걸려 있잖아요. 거기에 누워 있으면 별별 옷들이 다 있잖아요. 그걸 보면서 상상했던 것 같아요. 옷 주인의 이야기, 매력, 저 옷은 어떤 사람이 입고 다녔을까, 얼룩을 보면 얼룩에 대해 생각하고, 뜯긴 자리나 보풀 생긴 자리를 보면서 왜 저기에 생겼을까 생각해보고, 그러면서 울거나 떼쓰지 않고 잘 놀았던 것 같아요. 그때가 제가 처음으로 누군가의 이야기에 대해 귀 기울이고, 떠올리던 때이다 보니 「모피방」이라는 소설을 다른 소설보다 먼저 쓰게 되었어요.








2부 〈N잡러의 수다〉/ 이승주 소설가


이승주 소설가는 2017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에 단편소설 「설계자들」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리스너』 등이 있다.


Q. DJ 이영주 : 이승주 소설가님의 N잡에 대해 소개해 주신다면?

A. 이승주 소설가 : 저는 그래픽 디자인 사무실을 운영하는 개인 사업자인데요. 규모가 되게 작아서 디자인보다는 잡무가 더 많아요. 처음 만난 자리에서는 저를 그래픽 디자이너라고 소개하긴 하지만, 사실은 총괄 디렉터가 더 정확할 것 같아요. 제가 하는 일 중 하나는 거래처에서 일이 들어오면 일을 배정하는 거예요. 사무실에 현재 디자이너가 저를 포함해 세 명인데요. 한 명은 미대를 졸업한 A 과장, 다른 한 명은 국문과를 졸업한 B 과장이에요. 두 사람의 성격이 달라서 어떤 과장에게 일을 주면 좋을지 생각하고요. 각자 가지고 있는 일의 양과 일정을 고려해 가면서 적임자가 누구인지 제가 판단해 일을 배정해요. 저는 디자이너이긴 한데, 일을 총괄해야 하기 때문에 꼭 필요할 때가 아니면 가급적 빠져요. 그렇게 디자이너 일이 끝나고 나면 인쇄 오케이가 나고, 다음 과정부터는 제가 혼자 진행하는데요. 예를 들어 종이를 발주하고, 인쇄소에 가서 감리를 보고, 재봉과 후가공을 진행해요. 납품까지 무사히 마치면 하나의 프로젝트가 끝나요. 그 외에도 사무실에 경리가 없어서 경리 업무를 봐야 하고, 여러 잡무가 있어요. 견적서를 쓰거나, 세금 계산서를 발행하고, 메일에 답변을 보내는 등 회사에서는 중요한 일인데, 일한 티는 안 나는 소소한 일들 하고 있습니다.


Q. 그래픽 디자인에도 굉장히 다양한 협업 분야가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중에서도 건축 분야 그래픽 디자인을 주로 하고 계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제가 이걸 하겠다고 영업하거나 계획한 일은 아니었고요. 우연히 발이 닿았는데, 그 길로 계속 가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원래 사무실 초창기에는 음악 관련 일이 많았어요. 음반 디자인이나 자켓 인쇄, 음악 공연 홍보물 등을 많이 제작했는데요. 회사 업무가 음악 쪽에서 건축 쪽으로 넘어갈 때 우리가 상대하는 거래처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걸 알려준 직원이 있었어요. 대표로서 결단을 내려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사무실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고정 수입이 필요하거든요. 음악 쪽 일은 언제 들어올지 몰랐어요. 물론 건축 쪽 일도 갑자기 들어오긴 하는데, 음악 쪽보다는 종류, 가짓수가 더 많았거든요. 건축 쪽 일이 부쩍 많아진 결정적인 계기는 ‘새건축사협의회’에서 창간한 잡지 《건축과 사회》 디자인을 제가 맡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 일을 계기로 건축 쪽 일이 많이 들어왔어요.


Q. 일하게 되신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A. 2001년 1월 1일이었더라고요. 20년이 넘은 거예요. 왜 이렇게 됐을까 생각해봤어요. 왜 나는 이렇게 오래 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요. 제가 대학 다닐 때 용돈을 벌려고 방학 때마다 내내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아르바이트는 한두 달만 다닌 거잖아요. 대학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는 데도 제가 한두 달만 다니고 그만두는 거예요. 왜 한곳에 오래 다니지 못할까 고민했죠. 다들 그렇겠지만, 저도 직장 생활이 굉장히 힘들었어요. 그렇게 여러 직장을 전전하다가 직장 생활을 접고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했어요. 프리랜서를 하는데 직장인보다 더 시간이 없는 거예요. 제가 판단을 잘못한 거죠. 프리랜서가 뭔지도 몰랐고요. 불안정하기도 한데, 일이 급하게 오는 거예요. 밤낮없이 일만 하게 되는 거죠. 이상하게 일이 생각보다 많았어요. 한두 달 다닌 직장의 종류가 많으니까 아는 사람들이 늘고, 회사에서 소화 못 할 일을 제게 주는 거예요. 제가 뭘 거절하는 성격도 안 되고요. 오는 일을 다 받다 보니 일손이 부족해 직원을 구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러다 보니 사업자를 낸 거예요. 계획되지 않은 일이죠.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어요.

Q. 어떤 계기로 소설을 쓰게 되셨나요?

A. 이건 확실한 계기가 있어요. 어느 책에서 봤는데, 정확한 워딩은 기억이 안 나요. 하루키가 야구장에서 야구공이 날아오는 걸 보고 소설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대요. 저는 구불구불한 내부순환도로를 운전하다가 저도 모르게 뜬금없이 ‘이제 다시 소설을 써야겠구나’라고 혼자 중얼거렸어요. 지금은 운전을 안 하는데, 그때는 할 때였거든요. 혼자 운전하면서 혼자 말하고서 ‘나 왜 이러지?’ 하는 생각을 했어요. 2015년 봄이었어요. 그 해에 고등학교 문예부 후배가 신춘문예에 당선됐다고 연락 와서 만났어요. 그때 그 후배가 지금은 사라진 문학과지성사 모임을 소개해줬어요. 거기가 그때 사무실과 가까웠어요. 아무리 바빠도 일주일에 한 번은 시간을 낼 수 있겠다 싶어서 등록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제 문제는 소설을 안 쓴지 너무 오래됐다는 거예요. 직장 생활 때 잠깐 쓰고, 프리랜서랑 사업자 냈을 때는 아예 못 썼잖아요. 어쩌지 고민하는데 그 후배가 소설 안 써도 된다, 그냥 가서 사람들 작품 잘 읽어주고, 느낀 점을 말해주면 된다고 해서 용기 내서 등록했죠. 막상 가보니까 소설을 안 쓸 수가 없는 분위기였어요. 같이 쓰는 문우들이 너무 열정적이어서 그분들에게 실례가 될 것 같아 나도 써야겠다고 생각하며 시작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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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강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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