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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제758회 : <특별한 목소리 특집> DJ 이영주 시인

  • 작성일 2023-05-18
  • 조회수 1,253

1부 특별한 목소리


- 특별한 목소리 특집: 시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 그간 <문장의 소리>를 청취해주신 청취자 여러분의 여러 의견을 소개해드리는 시간을 가집니다.


 DJ 이영주 : 세상에 태어난 시들은 많고 많죠. 그 많은 시 중에서도 유독 마음을 건드리는 시가 있습니다. 그러한 시는 각자의 상황과 필요에 따라 다르게 읽히고, 지난한 일상을 새로이 보게 만드는데요. 제가 오랫동안 보듬어 온 몇 편의 위로 시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부디 몽롱한 오후, 불면의 밤에 위로와 안온이 있는 시라는 세계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하는 목소리가 되길 바랍니다. 소개해드릴 시는 시 쓰기와 관련된 시 몇 편입니다.



 진은영 시인의 시집 『우리는 매일매일』에 수록된 시 「나는」

 ‘나는’이라는 존재가 시에 어떻게 다양하게 변주될 수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시인 것 같습니다. 언제나 우리는 조금씩 자기 자신의 존재가 변화하고 있다는 걸 느끼는 순간이 있죠. 같이 음미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비슬라바 쉼보르스카 시인의 시집 『충분하다』에 수록된 시 「아이디어Pomyst」

시를 쓸 때 쓰거나 읽는 여러분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이런 심정 속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것들이 흥미롭게 잘 드러난 시 같아요. 쉼보르스카라는 위대하고 대단한 시인도 시를 쓸 때 이런 고민 속에 빠져있던 것 같습니다. 왜인지 위안이 되지 않나요? 이 시를 읽으면서 많은 사람이 결국 시를 읽고 쓰는 일이 쉽지 않지만, 이런 티키타카 속에서 재미를 찾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함기석 시인의 시집 『국어선생은 달팽이』에 수록된 시 「국어선생은 달팽이」

이 시는 선생님의 일방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것에 아이들이 장난치고 까부는 장면이 재미있게 잘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국어 선생님을 호명하는 방식이 ‘당나귀’, ‘도마뱀’, ‘달팽이’, ‘칠면조’, ‘사마귀’ 등으로 장난스러운데, 이런 것들이 흥미롭고 아이들의 순수함과 까불거림이 사랑스럽죠. 이것이 기존에 정해진 대상을 나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불러내는 아이들의 시선이 시 쓰기와 관련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시의 뒤로 가다 보면 존재가 바뀌죠. 결국 국어책과 국어 선생님이 하늘 꼭대기로 날아가 버리는 장면이 시 쓰기로 인해 하나의 존재가 변화하는 것과 관련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르튀르 랭보의 시집 『지옥에서 보낸 한철』에 수록된 시 「감각」

인간이 자연 속에 던져졌을 때 그 자연의 다양한 물성, 존재감을 감각적으로 느끼게 되는 황홀한 순간을 보여주는 시인 것 같아요. 자연에 모든 감각을 맡기고 가다 보면 그 감각들이 언어로 아름답게 재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의 시집 『악의 꽃』에 수록된 시 「교감」

이 시는 「상응」이라고 번역되기도 합니다. 첫 구절이 매우 유명한데요. ‘자연은 하나의 신전’이라는 구절이 많은 사람의 기억에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자연이라는 것을 신전에 비유하며 우리의 시가 상징의 세계이기 때문에 자연과 언어의 상징에 대한 매혹을 보여주는 시라고 볼 수 있겠죠. 교감 속에는 감각의 다양한 층위가 섞여들며 그것이 시로 표현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죠. 자연의 아름답고 예쁜 모습과 함께 썩고 짙은 냄새까지 끌고 가는 것이 진짜 모습이라는 것은 근대성을 시 안에 잘 도입한 보들레르 시의 특징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문장의 소리 제758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 《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강유리


문장의 소리 제758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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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훈 소설가는 2005년 SF 공모전에 단편소설 「스마트 D」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타워』, 『안녕, 인공존재!』, 『총통각하』, 『예술과 중력 가속도』, 장편소설 『신의 궤도』, 『은닉』, 『청혼』, 『맛집폭격』, 『첫숨』, 『고고심령학자』, 『빙글빙글 우주군』, 『우주섬 사비의 기묘한 탄도학』 등이 있다. 2010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하였다. 최근 소설집 『미래과거시제』를 출간하였다. Q. DJ 이영주 : 최근 출간하신 『미래과거시제』는 배명훈 소설가님의 7년 만의 신작 소설집인데요. 책을 펴내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A. 배명훈 소설가 : 7년 만의 소설집이긴 한데, 7년간 논 건 아니고 뭔가 일을 하고 있어서 단편집 묶을 겨를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책 만드는 과정이 아주 재미있었어요. 저는 편집자와 작가의 관계, 출판사와 작가의 관계가 협업 관계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렇게 되지 않거든요. 작가가 원고를 주고 나면 그때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제 원고가 많았어요. 단편소설이 두 권 분량이 될 수 있을 정도였고, 그중에 뽑아서 순서를 정하고, 제목을 정하고, 글을 다듬는 과정을 편집자님과 협업한다는 느낌으로 작업했어요. 중간중간 &lsquo;정말 재미있게 하고 계신 것 맞느냐&rsquo;고 여쭤봤어요. 재미있게 하고 계신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작가가 원고를 다 해서 주면 내가 다 한 걸 책으로 만들어주는 게 편집자의 역할 같은 느낌이 있잖아요. 그렇게는 아니고, 편집자님께서도 책을 만드는 본연의 직업적 즐거움 같은 걸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그렇게 작업하면 책이 잘 나와요. 중간에 서로 결이 안 맞으면 티가 나기도 하거든요. 그런 것 없이 깔끔하게 잘 나온 것 같아요. 책 만드는 과정이. Q. 최근 출간하신 소설집 『미래과거시제』의 표지는 어떠셨나요? A. 굉장히 좋았죠. 아까 이야기한 편집자와의 호흡의 마지막 단계가 표지인데, 제가 전달하고픈 이야기가 편집자님을 통해 일러스트 해주시는 분께 정확하게 전달되면 표지가 잘 나오잖아요. 이 책의 표지를 맡아주신 분은 최지수 작가님인데요. 제 다른 책의 표지도 여러 번 작업해주셨던 분이세요. 호흡은 잘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또 다른 느낌으로 약간 컬트적인, 떠들썩한 표지가 나와서 너무 좋았어요. Q. 수록작 「미래과거시제」를 표제작으로 정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이견은 없었는데, 처음부터 이 제목은 아니었어요. 저와 편집자님 모두 「임시 조종사」가 이 소설집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작품은 대중적인 작품은 아니거든요. 원래는 이걸 표제작으로 하고 「임시 조종사」를 맨 앞에 가져다 놓고 싶기도 했는데요. 그러지는 말자고 금방 동의를 했고, 다른 작품들 중에 제목을 고르게 됐어요. 출판사 분들이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계속 회의하시며 결정하셨는데, 그중 하나였던 것 같아요. Q. 『미래과거시제』의 추천사 라인업도 화려한데요.

  • 최고관리자
  • 202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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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관리자
  • 202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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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관리자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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