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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택「자전거 타는 사람」

  • 작성일 2007-08-20
  • 조회수 6,309




자전거 타는 사람
― 김훈의 자전거를 위하여


                                                     김기택


당신의 다리는 둥글게 굴러간다
허리에서 엉덩이로 무릎으로 발로 페달로 바퀴로
길게 이어진 다리가 굴러간다
당신이 힘껏 페달을 밟을 때마다
넓적다리와 장딴지에 바퀴 무늬 같은 근육이 돋는다
장딴지의 굵은 핏줄이 바퀴 속으로 들어간다
근육은 바퀴 표면에도 울퉁불퉁 돋아 있다
자전거가 지나간 길 위에 근육무늬가 찍힌다
둥근 바퀴의 발바닥이 흙과 돌을 밟을 때마다
당신은 온몸이 심하게 흔들린다
비포장도로처럼 울퉁불퉁한 바람이
당신의 머리칼을 마구 흔들어 헝클어뜨린다
당신의 자전거는 피의 에너지로 굴러간다
무수한 땀구멍들이 벌어졌다 오므라들며 숨쉬는 연료
뜨거워지는 연료 땀 솟구치는 연료
그래서 진한 땀 냄새가 확 풍기는 연료
당신의 2기통 콧구멍으로 내뿜는 무공해 배기가스는
금방 맑은 바람이 되어 흩어진다
달달달달 굴러가는 둥근 다리 둥근 발
둥근 속도 위에서 피스톤처럼 힘차게 들썩거리는
둥근 두 엉덩이와 둥근 대가리
그 사이에서 더 가파르게 휘어지는 당신의 등뼈

 

 

● 출전 :『소』, 문학과지성사 2005


● 작가 : 김기택: 1957년 경기도 안양에서 태어나 198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 시집 『태아의 잠』『바늘구멍 속의 폭풍』『사무원』등이 있으며,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수문학상, 미당문학상 등을 수상함.

 

자전거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선으로 긋는다면 직선일 것입니다. 그 직선은 두 개의 둥근 바퀴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자전거 타는 사람’이 없다면 바퀴는 그저 두 개의 동그라미일 뿐입니다. 동그라미에 동력을 공급하는 사람은 그래서 둥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둥근 다리, 둥근 발, 둥근 엉덩이, 둥근 대가리, 둥근 등뼈가 둥근 속도를 창조합니다. 이 모든 것들은 자전거라야 가능합니다. 자전거 타는 사람이 자신의 연료를 사용하며 달리는 길도 아마 둥글 것입니다. 네 개의 바퀴를 가진 자동차는 길과 속도를 둥글게 할 수 없습니다. 자동차는 연료가 불량하기 때문이지요.

?

문학집배원 안도현. 2007.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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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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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관리자
  • 2012-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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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8건

  • 10416 정인성

    많은 사람들이 편리함과 안전함을 추구하면서 자동차를 이용한다. 하지만 이 시에 나오는 사람은 돌 위에서 자전거가 흔들리고 지쳐서 등이 굽었음에도 혼신의 힘을 다해 자전거를 탄다.나는 이 시를 읽으면서 나는 왜 이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갈까 생각해 보았다. 자동차를 탈 돈이 없거나 운동을 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는 것일 수도 있지만 나는 자동차를 타면서는 자세히 보기 힘든 풍경을 보기 위해서 일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자전거를 타고 가면 매우 힘들고 지치지만 잠시 쉴 수도 있고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내가 이 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자동차와 같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삶 속에서 나에게 조금은 힘들더라도 여유있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시이기 때문이다.

    • 2018-11-05 10:02:54
    10416 정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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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와 사람이 하나가 된 모습이 보이는 듯 하네요. 저도 자전거를 타 보았지만 주위의 풍경에만 신경을 썼지. 정작 내가 타는 자전거에는 관심이 없었죠. 이제는 자전거를 타면서 나의 온몸의 움직임도 느껴보아야 겠네요

    • 2011-11-25 13:3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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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자전거 타는 사람들은 모두 선하고 정직하며 성실할 것 같다는 편견이 있습니다. 피의 에너지로 굴러가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반드시 그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낳은 편견이지요.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우리의 다리로 그렇게 둥글게 둥글게 세상을 달렸으면 좋겠습니다.

    • 2008-07-19 02:5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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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새는 자동차가 없는 곳이 없고. 자동차 사용이 대부분인데.. 자전거는 내가 직접 폐달을 밟으면서 걷는 다는 부분에 잇어서 나의 길을 내가 개척해 간다는 의미를 부여해 나갈수 있을것이다. 세상이 자전거없이 편한데로 자동차라는 수단만 이용한다면 얼마나 삭막하겟는가.... 나의 인생 길을 걸어갈때 조금은 힘이 들더라도 가끔은 자전거와 함께하는 그런 인생길을 걸어가야겠다..^^

    • 2008-07-15 22: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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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둥굴게둥굴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아요.

    • 2008-06-30 11:2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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