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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일곱 해의 마지막』 중에서

  • 작성일 2020-09-24
  • 조회수 1,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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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일곱 해의 마지막』을 배달하며


시인 백석의 이야기입니다. 백석의 또 다른 이름이 바로 ‘기행’이지요. 북쪽으로 넘어간 뒤 소식이 끊긴 시인의 사정을 작가 김연수가 눈물겹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풀어놓은 소설이 바로 『일곱 해의 마지막』입니다. 소설가는 직관적으로 자신이 쓸 수 있는 이야기와 쓸 수 없는 이야기를 구분하는 친구들이죠. 저는 대부분 전자의 경우만 소설로 풀어내는데, 거기에는 물론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에둘러 말할 필요도 없이 게으르기 때문이죠. 쓸 수 없는 이야기란 쓸 수 없는 몸과 마음이란 뜻. 쓸 수 없는 몸과 마음을 일으켜 자료를 모으고 좌절하고 다시 쓰고, 그러다가 또 막히고... 그 일들을 무수히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쓸 수 있는 것과 쓸 수 없는 것의 경계가 무너지게 됩니다. 1958년의 백석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이 도대체 어떻게 가능할까요? 그가 노을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과연 어떻게 짐작할 수 있을까요? 김연수의 소설이 그 해답인 거 같습니다. 쓸모없고, 끝이 보이지 않는 자료들을 모으고 읽는 시간. 그 시간 속에서 김연수는 바로 백석의 마음이 되었던 것이지요. 시인의 마음으로, 이제는 세상에 없는 것들을 불러주면서. 애틋한 사랑이 여기 있습니다.


소설가 이기호


작가 : 김연수

출전 : 『일곱 해의 마지막』 p164~p165. (문학동네. 2020)



이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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