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 비평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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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세화 문학평론
계간 문학인 2024년 가을호(제15호)
흙벽에 씌어진 유서 : 안회남의 「농민의 비애」 읽기
흙벽에 씌어진 유서 ―안회남의 「농민의 비애」(『문학』, 1948) 읽기 임세화 1. 다시, 역사전쟁의 한복판에서 영화 <건국전쟁>(2024)을 둘러싼 논쟁은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해방’과 ‘건국’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의 쟁점임을 보여준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건국전쟁>은 해방 이후 남한 단독정부 수립과 한국전쟁을 경유한 시간을 무도한 공산주의...
이현승 문학평론
계간 파란 2024년 여름호(제33호)
면사포 쓰고 시 쓰기 ― 민구, 『세모 네모 청설모』, 현대문학, 2023
일단 그는 언어주의자는 아니다. 언어를 영토화하거나 영토화된 언어들을 부수는데 주력하지 않는다. 세계와 관념을 경유하지 않고 언어와 직접 대면을 꿈꾸거나 그런 순도 높은 희열감에 들떠 있는 것 같지 않다. 그렇다고 그가 전통적인 리얼리스트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그는 “만 오천 보 정도 이동해서/한강공원에 나를 유기”하고, “취미로 시작한 수조 꾸미기”가...
강동호 문학평론
계간 자음과모음 2024년 봄호(제60호)
비평의 감정 — '조금도 비극적일 것 없는 분열'은 어떻게 가능할까
보잘것없는 애정을 숨기려는 그런 과장된 말들은 감안해서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충만한 마음이라도 때로는 고작 공허한 비유로나 표현될 뿐이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욕망이나 관념, 고통의 정도를 결코 적확하게 표현할 수 없을뿐더러 사람의 말이란 금 간 냄비와도 같아서 별을 감동시키고자 하지만 곰을 춤추게 하는 가락을 내는 데 그치고 말기 때문이...
강동호 문학평론
격월간 악스트 2024년 11-12월호(제57호)
픽션과 현실
1. 가짜 딜레마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할까? 지난여름 소설가 정지돈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된 이후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생산적인 논의를 위한 출발점을 찾는 것이 여전히 쉽지 않아 보인다. 최초 폭로부터 정지돈의 2차 입장문이 나오기까지, 모든 과정을 지켜보는 동안 내 나름의 입장과 문제의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
박민아 문학평론
계간 자음과모음 2024년 여름호(제61호)
사물이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 강우근, 『너와 바꿔 부를 수 있는 것』
사물이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1) : 강우근, 『너와 바꿔 부를 수 있는 것』 우리는 흔히 대상과의 거리를 측정하고자 할 때 그것을 보는 행위를 판단의 근거나 기준으로 삼는다. 이러한 우리의 믿음은 사물과 나의 거리를 얼마간 사후적으로 결정짓고 우리는 그 믿음에 근거해 사물과 나의 관계를 갱신해 나간다. 그러나 대체로 사물은 ‘거울로’ 보는 것보다 ...
이은지 문학평론
계간 파란 2024년 겨울호(제35호)
환한 어스름 ― 성명진, 『몰래 환했다』, 파란, 2024
멀찍이 다정한 성명진의 시집 『몰래 환했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거리’를 두는 감각이다. 시의 화자는 마당의 강아지를, 오랜 지기를, 자신의 가족을 언제나 한 뼘쯤 떨어져 지켜본다. 이 거리감은 대상을 관찰하거나 관조하기보다는 자신과의 ‘관계’ 속에 오래 두기 위함이다. 시야에 들어오는 이들을 두루 챙기고 보살피기 위해, 그들에게 와락 달려들거나...
박민아 문학평론
계간 파란 2024년 가을호(제34호)
서정 없는 만두의 불연속 전개 ㅡ 임승유, 『생명력 전개』, 문학동네, 2024
같은 만두가 두 개일 수는 없다. 동일한 만두가 같은 시공간 내에 동시에 존재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 만두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부재하는 만두는 오히려 만두 이상의 만두에 대한 사유를 촉발시킨다. 게다가 이 만두에는 서정이 없다. 만두에 대해 생각하고 만두에 대해 말하고 만두에 대한 시를 쓰지만 정작 ‘만두’의 실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
이은지 문학평론
월간 현대시 2024년 9월호(제417호)
질의응답시
잘 질문하기의 어려움 김복희 시인의 산문집 『노래하는 복희』(봄날의 책, 2021)에는 ‘질문’을 향한 시인의 애정이 담겨 있다. 무릇 질문하고픈 욕망이란 안면은 텄으나 친분은 두텁지 않은 누군가를 향해 피어오르기 마련이고 자칫 경솔하게 질문했다가는 애써 물꼬를 튼 관계가 한순간에 엎어지기 마련이므로 그를 향한 질문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 던져져야 한다....
이은지 문학평론
계간 문학과사회 하이픈 2024년 겨울호
읽히고 버려질 글
읽히고 버려지기에 앞서 최근 정지돈 사태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지면을 채우기 위해 나는 읽히고 버려질 글을 쓰기로 했다. 이러한 이슈에 응답하는 것이 평론가에게 주어진 과제이기는 하지만 평론가에게‘만’ 부여되는 과제이거나 평론가‘만’ 응답할 수 있는 과제는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슈에 대해서는 문단의 모든 구성원을 포함하여 문단 바깥의 사회...
이은지 문학평론
계간 문학과사회 하이픈 2024년 여름호
장르적인 것으로부터 사회적인 것을 구해내기 — 장르물의 체제 종속성과 자율성에 대하여
1. 우리 시대에 가능한 미적 체험 국내에서 지난 3월 27일 개봉한 「고질라×콩: 뉴 엠파이어」(이하 「고질라×콩」)는 「고지라」(혼다 이시로 감독, 1954) 탄생 60주년을 기념하여 미국과 일본이 합작하여 제작한 영화 「고질라」(가렛 에드워즈 감독, 2014)의 네번째 시리즈이다. 원자폭탄에 대한 일본의 집단적 두려움의 상상적 반영물인 고질라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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