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 비평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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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희 문학평론
계간 딩아돌하 2024년 겨울호(제73호)
없음이 있음을 증명하는 사람 : 박소란, 『수옥』, 창비, 2024. / 이승희, 『작약은 물속에서 더 환한데』, 문학동네, 2024.
아무도 없이 혼자인데도 ‘누군가’ 있다고 느낄 수 있을까. 나 말고 다른 ‘누군가’가 있다고. 그렇다면 ‘누군가’는 누구인가? 아마 그 사람은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혹은 만날 수 없는 이이기에 없는데도 있는 존재처럼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없음에서 있음을 느끼는 ‘나’는 누구인가? 물 한 컵을 보고 “눈물이 많은 사람이 제 눈물을 훔쳐 한줌 ...
이근희 문학평론
계간 딩아돌하 2024년 가을호(제72호)
삶을 살아내는 두 가지 방법 ― 착시와 일상 ― : 이다희, 『머리카락은 머리 위의 왕관』, 문학과지성사, 2024. / 임승유, 『생명력 전개』, 문학동네, 2024
누구에게나 불현듯 떠오르는 어떤 순간이 있을 것이다. 기쁘거나 행복한 순간은 대체로 의식적인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반면, ‘불현듯’ 떠올라버리는 것은 떠올리고 싶지 않은, 떠올리고 싶지 않다고 여기는 그 생각까지도 힘겨운 순간이 아닐까 싶다. 어찌할 도리가 없이 불가항력적으로 한 순간 우리에게 들이닥치는 것.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기억의 습격이 닥치...
이근희 문학평론
계간 딩아돌하 2024년 여름호(제71호)
우리가 삶에 대해 아는 것은 별로 없으므로 : 이장욱, 『음악집』, 문학과지성사, 2024. / 김이강, 『트램을 타고』, 문학과지성사, 2024.
40년을 함께 산 동반자 존의 죽음 후 조앤 디디온은 이렇게 쓴다. 삶은 빠르게 변한다. 삶은 순간에 변한다. 저녁을 먹으러 자리에 앉는 순간, 내가 알던 삶이 끝난다. 자기 연민이라는 문제.1) 수많은 날들과 같았을 ‘평범한 순간’에 삶은 그 이전과 작별을 고해버린다. 그것을 겪으면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흔히 ‘사건’이라고 말하는 결...
이근희 문학평론
계간 딩아돌하 2024년 봄호(제70호)
파도들이 남긴 무늬 : 한여진,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 문학동네, 2023. / 임유영, 『오믈렛』, 문학동네, 2023.
얼마 전 동네 책방에서 모임이 있었다. 최승자, 한강, 한여진, 임유영 시인의 시집을 매주 1권씩 읽고 모여, 자신이 마음에 들었던 시를 낭독하고 다른 이들과 감상을 나누었다. 나는 (부끄럽지만) ‘문학평론가’로서 모임의 진행을 맡았는데, 사실 그런 진행이 처음이라 많이 긴장했다. 첫날은 얼마나 긴장했던지, 참여자 중 한 분이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이근희 문학평론
계간 현대비평 2024년 봄호(제18호)
고통이 사랑일 수 있을까 ―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중심으로
0. 영상이 아닌 소설이 지닌 서사 윤리가 따로 있을까.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이 시대 소설의 윤리적 고민은 무엇이고, 또 그것은 어떻게 평가될 수 있을까요?”라는 원고 청탁을 받고 덜컥 수락했으나, 글을 써야할 시점에서야 제대로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이 주제에 관해 말할 수 있는 게 있는가. 혹은 말할 자격이 있는가. 사회적 참사, 인간이 ...
이근희 문학평론
계간 문학과사회 2024년 가을호(제147호)
미지(未知)에도 불구하고, 미지의 힘으로 : 이소연, 『콜리플라워』(창비, 2024) / 안희연, 『당근밭 걷기』(문학동네, 2024)
1. 끝까지 걸어가는 사람 이소연의 세번째 시집 『콜리플라워』 속에는 무언가 속에 있는 것이 많다. 첫 시 「우리 집 수건」에서부터 “수건 속에는 무엇이 있는가” 묻는 것을 시작으로, “눈 뭉치 속에”는 돌멩이가 숨어 있기도 하고 (「콜리플라워」), “무릎 속에서”는 새가 울고 (「나는 걷는다」), 어떤 “상자 속엔 이미 죽은 것들”(「앨리스의 상자」)...
김보경 문학평론
계간 자음과모음 2024년 가을호(제62호)
아직 무언가가 남아 있다는 느낌 : 임승유, 『생명력 전개』
일상적인 산문과 달리 시는 숨김과 드러냄의 긴장을 통해 성립되는 미적 구조물로 정의되곤 한다. 시는 그 뜻하는 바를 지나치게 드러내면 시적인 묘미를 잃고, 반대로 지나치게 드러내면 시적인 묘미를 잃고, 반대로 지나치게 숨기면 그저 무의미한 기호 덩어리에 불과해진다. 어떤 시는 특정 대상이나 풍경을 세밀하게 묘사하면서도 묘사의 이면에 그 이상의 무언가가 ...
인아영 문학평론
계간 문학동네 2024년 겨울호(제121호)
영원히 끝나지 않는 밤은 아름답다 — 1990년대 이후 한국문학의 미적인 지도
1. ‘미적인 것’ 어디에도 마음 둘 곳이 없을 때, 아니면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을 때, 그러나 세상은 이런 내 마음 따위는 아무려나 상관없다는 듯 멀쩡하게 굴러가고 있을 때, 그러면서 자꾸만 내게 무언가를 말하라고 요구할 때, 가만히 눈을 감아본다. 글쎄, 무슨 말을 해야 하지. 그런데 신기하게도 눈을 뜰 때마다 보이는 풍경이 달라진다. 구름처...
최가은 문학평론
계간 파란 2024년 여름호(제33호)
‘묘’가 뛰어다닌다
문학이, 시가 우리를 어딘가 이상한 세계로 이끄는 것은 흔한 일이다. 시를 읽는 독자는 그 특별한 안내를 유난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가 세계의 낯섦에 그토록 흔쾌히 몸을 맡길 수 있는 것은 그의 강한 의지 때문만은 아니다. 어떤 시들은 시를 향한 우리 자신의 열린 자세를 직접 추동한다. 말하자면 이때 우리의 적극적 열림의...
최가은 문학평론
계간 현대비평 2024년 겨울호 (제21호)
운동체(運動体)로서의 ‘빈 괄호’ 쓰기
1. 한국문학비평사에서 심진경이라는 이름이 발산하는 힘의 성격이란 단연 독보적인 것이다. 이는 단순하고 무책임하게 발화된 찬사의 언어가 아니라, 그가 점하고 있는 위치의 특수성을 의식한다면 필연적으로 생산될 수밖에 없는 수식어에 가깝다. 무려 2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꾸준히 문학 현장을 지켜온 여성 비평가의 자리는 그 자체로 우리에게 아득한 경이감...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