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 비평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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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랑 문학평론
계간 문학과사회 2025년 봄호(제149호)
몫 없는 자들의 광장 : 배수연, 『여름의 힌트와 거위들』(문학과지성사, 2024) /윤은성, 『유리 광장에서』(빠마, 2024)
미래의 인간에겐 얼마만큼의 공간이 주어질까. 기술의 발전으로 지리적 한계를 뛰어넘어 대화하거나 가상현실 속에서 놀라운 일들을 체험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미래는 이제 인간에겐 넓은 공간이 필요치 않는다고 말하는 듯하다. 그러나 팬데믹을 거치며 깨달은 것은 인간에겐 자신을 보호해줄 사적 공간 외의 공적 공간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느리게 걸으며 자연의 변화...
황유지 문학평론
월간 현대문학 2025년 4월호(제844호)
어떤 이야기는 쓰여지지 않는다
왜 하필 그림자였을까, 그가 상자에 차곡차곡 가두어 둔 것은. 당신에게 함이 하나 생겼다고 하자. 육면체여도 좋고 팔면체여도 상관없지만 어쨌든 내부와 외부가 구분되는 상자. 종이로 만든 것이어도 좋고 철재나 목재여도 무관한데, 뚜껑째로 열 수 있거나 경첩으로 상하부가 연결된 그 상자는, 비어있다. 당신은 무엇을 담겠는가? 그의 함에 든 그것은 말하자...
황유지 문학평론
월간 현대시 2025년 4월호(제424호)
사랑은 슬라임처럼 1인칭 슬픔을 두고
그런 염려를 한다. 나의 공감이나 이해가 뜻하지 않은 폭력을 포함하고 있지나 않을지. 해석의 욕망이 문학을 비좁게 만들지나 않을지. 부러 애써 덮어두었던 마음을 까불리고 파헤쳐 남루하게 만들지나 않을지. 그러나 염려는 금세 불식된다. 발화를 언어화라는 상징계의 지적 작업을 통과하는 일로, 발설을 입 밖으로 마음을 꺼내놓고자 하는 어쩌지 못하는 열망이라는 ...
황유지 문학평론
계간 자음과모음 2025년 봄호(제64호)
내가 애쓰면 나의 타인이 되어줘
1. 상처받을 가능성 있음 Vulnerability 한 자리에 묶인 채로 일생을 살아가는 개는 어떻게 견딜 수 있는 걸까, 이사 온 뒤로 한 번도 갈지 않은 전구의 필라멘트는 얼마나 더 견딜 수 있을까, 냉해를 입은 고목 나무는 좀 더 견뎌줄까, 추운 날의 전동휠체어 배터리는 그가 집에 다다를 때까지 견딜 수 있을까, 길고양이는 어디서 이 겨울을 견디...
황유지 문학평론
계간 딩아돌하 2025년 봄호(제74호)
아보하는 가능할까
한때 행복의 지표로 회자 되며 최근까지도 세간의 주요 키워드로 꼽히던 소확행은 소비사회의 알리바이로 작동하기 시작하면서 변질된 모양새다. #소확행은 행복을 소비의 정도에 대비시켜 되레 과도한 물질적 욕망에 명분을 제공하는 식이다. 그렇게 해시태그를 단 이 단어는 비교와 경쟁을 추동하고 스몰럭셔리, 행복 강박의 다른 이름이 되어 소셜미디어에서 행복의 경쟁이...
류수연 문학평론, 문화평론
월간 현대문학 2025년 2월호(제842호)
여행, 시작과 끝 ― 문지혁, 『나이트 트레인』
1. 이 소설은 어떤 패배를 예정하고 있다 Day 9200 서울 1 이것은 여행에 관한 기록이다. 하지만 인생에 여행 아닌 것이 존재할 수 있나? 2 이 글을 쓰고 있는 건 2024년 9월 6일 금요일이다. 그다음 문장을 쓰고 있는 건 10월 26일 토요일이다. 나는 몇 달째 여기까지만 쓰고 멈춰 있다. 쓰다가 말다가, 썼다가 지웠다가. 나는 ...
최다영 문학평론
포지션 2025년 봄호 (제49호)
기계기담(機械奇談)
1. 머리 셋 달린 여우 기이한 짧은 이야기를 기담으로 정의할 수 있다면, 여러 설화와 전래동화의 모티프를 차용하거나 기이한 요소를 적극 활용하는 정우신의 이번 신작시들은 언뜻 기담집처럼 느껴지기도 한다.1) 제주설화 삼두구미 본풀이의 모티프를 활용한 「삼두구미(三頭九尾)」는 이러한 신작시들의 입구가 되어주는 시처럼 보인다. ‘삼두구미’는 머리 셋에 꼬...
최다영 문학평론
계간 문학과사회 2025년 봄호(제149호)
What is Love : 유선혜, 『사랑과 멸종을 바꿔 읽어보십시오』(문학과지성사, 2024) / 백인경, 『멸종이 확정된 동물』(봄날의책, 2024)
What is Love1) 유선혜, 『사랑과 멸종을 바꿔 읽어보십시오』(문학과지성사, 2024) 백인경, 『멸종이 확정된 동물』(봄날의책, 2024) 너도 사랑해버리지 않게 조심해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랑은 인식인가, 관습(적 반응)인가, 선언인가, 계약인가. 물론 층위가 다르므로 모두 정답일 것이다. 지배적인 미디어 문법의 경우, 일련의 반응을 거쳐...
최다영 문학평론
계간 문학동네 2025년 봄호(제122호)
하루에 두 번만 살아 있는 개 ― 김채원,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자음과모음』 2024년 겨울호)
자살을 하고 싶어하던 친구 오아름이 버스에 뛰어들어 몸의 절반이 박살난 채 강물에 빠져 죽은 뒤 구아미는 폭삭 늙어버렸다.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을 기르는 구아미는 하루에 두 번씩 화분에 물을 준다. 가짜 오렌지나무와 이제 막 싹이 나기 시작한 진짜 오렌지 씨앗이 함께 심긴 모습은 "마치 시간이 엇박으로 흐른 것만 같"다. 시간이 흐르지 않는 가짜 오렌지...
최다영 문학평론
계간 문학동네 2025년 봄호(제122호)
보니 앤 클라이드 119 ver. ― 예소연, 「작은 벌」(『쓺』 2024년 하반기호)
사설 구급 대원 이중일은 자신이 이송하던 환자와 보호자에게 구급차를 강도당한다. 최소한의 의료 장비가 구비된 차가 필요하다던 두 여자는 이중일을 중독시킨 뒤 구급차를 훔친다. 어떻게 된 일일까. 이들의 로드 무비를 되감아보자. 어릴 적 이중일은 학교 앞에서 팔리다가 버려진 메추리들을 파출소에 데려다주며 "작은 사명감을 부여받"는다. 이는 생명의 숭고함보...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