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 비평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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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문학평론
계간 푸른사상 2024년 가을호(제50호)
어둠의 틈새에서 ― 지금의 시들이 하려고 하는 일
겨울은 끝과 시작이 동시에 있는 계절이다. 한 해가 끝나고, 다음 해가 시작되는 사이에 놓여 있는, 눈 덮인 풍경 같은 여백의 계절이다, 그래서 상실과 희망이 공존하며, 되돌아보고 변화를 꿈꾸게 되는 때 이기도 하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시점에서 2024년의 시들을 돌아보면, 삶의 신산함과 세상의 황폐함을 노래하는 시가 많아졌음을 느낀다. 물론 시...
민가경 문학평론
포지션 2024년 가을호(제47호)
시(詩)의 틈(間), 시간(時間)의 음(音)
시(詩)의 틈(間), 시간(時間)의 음(音)1) 호모 클리마투스의 비유와 진실 그동안 우리에게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여기서 방점은 너무, 이 두 글자에 찍히고, 문제는 거기서부터 시작되었다. 지겨운 동굴 생활을 청산한 인간이 정착하여 부족을 이루고, 전쟁하고, 문명을 세우고, 또 허문다. 르네상스를 거쳐, 달나라 여행을 간다. 이 범박한 정리 ...
하혁진 문학평론
계간 문학동네 2024년 여름호(제119호)
멸망 이후의 에피파니 — 영매가 된 주체들
우리는 세계를 잃어버렸지만 영혼을 얻었다. —티머시 모턴, 『하이퍼객체』 멸망이라는 디폴트 멸망할 것이다. 이것은 지독한 저주도, 도저한 비관과 냉소도 아니다. 몇 년 전 박쥐와 천산갑을 비롯한 동물들이 선언했듯 인류가 갈 길이 비로소 정해졌을 뿐이다. 푸른 별의 주인이라 자만했던 인류가 “절멸의 재료”라는 사실이 이제야 수면 위로 드러났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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