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 비평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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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랑 문학평론
포지션 2024년 봄호(제45호)
실재하는 순수의 연못 ─ 황유원 『하얀 사슴 연못』(창비, 2023)
겨울이 되면 유독 생각나는 시들이 많다. 무릎까지 푹푹 쌓이는 눈을 보면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풍경이, 마당에 떨어진 눈을 보면 형형하게 살아 꿈틀거리는 김수영의 「눈」이, 아스라한 반짝임으로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 같은 진눈깨비를 보면 김종삼의 「북 치는 소년」이 떠오르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황유원의 최근작 역시 차가운 계절을 불...
정과리 문학평론
월간 현대시 2024년 11월호(제419호)
최초의 인간이 태어나다 ― 신생의 기미 1
1. 응시로서의 삶의 준비 지금까지 전쟁 이후 한국시가 생을 준비하는 과정을 살펴 보았다. 그걸 담당한 시인들로 박인환·전봉건·김종삼을 꼽았다1). 그들은 모든 것을 ‘무’로 돌리는 전쟁의 허무화 바람에 맞서 생존의 이유를 찾는 일을 떠맡았다. 이들의 뛰어난 점은 좀 더 깊은 곳에 있다. 그들은 단순히 무에 저항한 것이 아니라, 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
허희 문학평론, 문화평론
현대시학 2024년 1-2월호(제617호)
생활·노동·답사: 홑눈으로 읽기
시를 온몸으로 써야 한다는 널리 알려진 주장이 있다. 창작자가 아니라 해석자인 나는 이를 다음과 같이 자주 전유했다. ‘시는 겹눈으로 읽어야 한다.’ 이는 텍스트와 컨텍스트를 아울러 살펴야 한다는 해석의 기본 태도이자, 시의 형식과 내용을 함께 검토하고, 나아가 시인의 의도와 정념 심지어 생애 등을 적극적으로 참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역사화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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