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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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신년 기획좌담 2차 〈연재 작가의 기쁨과 슬픔〉
강백수: 연재의 경우 비슷했던 것 같아요. 원고지 매수 당 적으면 10,000원, 많으면 20,000원. 보통 8매에서 10매 정도를 원하시는데, 매당 그 정도 가격 선이었던 것 같아요. 연재가 아닌 경우 공짜로 써 드린 경우부터 더 많은 금액까지 다양하게 있는 것 같습니다. 연재는 그 정도 선을 벗어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성현아: 저도 연재는 강백수 시인과 같은 것 같아요. 송지현 : 저도요. 매수가 적을수록 좀 더 올려 주고, 매수가 많을수록 가격이 낮아지는 느낌은 받았습니다. 구현우: 저는 10매를 기준으로 9매를 쓰나, 11매를 쓰나 100,000원이었던 걸로 기억을 해요. 처음엔 ‘굳이 10매 채워야 하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양심이 있어서 원고지 기준 10매 첫 줄은 넘기자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강백수: 매체에 따라 사진을 보내면 사진값을 쳐주는 경우가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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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Non-diatonic
Non-diatonic 강백수 안온한 C키의 세계는 집에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고양이 화장실을 치우고 청소기를 밀고 밥을 차려 먹고 커피를 내려 마시고 책을 읽고 티브이를 보고 그대를 기다리고 저녁을 준비하고 하루를 이야기하고 도레미파솔라시도 도미솔 도파라 시레솔의 세계는 집에 있다 그런데 나는 자꾸 검은 건반을 누른다 술을 마시러 나가고 욕을 하고 쓸 데 없는 소리를 하고 쓸 데 없는 소리를 듣고 때론 다투고 휘청이고 공연히 외롭고 빈칸을 만들고 그리움이라 이름 짓고 그대를 성가시게 하고 내게 유해한 글을 쓰고 도레미파솔라시도의 안온한 세계는 내가 구겨 넣은 #들의 행패로 불안하고 위태로워지는데 나는 이따금 그게 아름다워서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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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무서운 꿈
무서운 꿈 강백수 애원하다 소리치자 끌어냈다 흐느꼈다 젊은 은행원이 띵동 소리로 미소를 수습하고 삼백구십번 고객님을 부르자 전대를 맨 아줌마 한 명을 뺀 나머지들의 시선은 일제히 다시 테레비를 향했다 혼자 사는 서른 몇 살 연예인은 벤츠를 타고 정신병원을 찾아가 공황장애를 호소하고 있었다 삼백구십이번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주택청약 좀 해지하려구요 곧 있으면 이 년 채우시는데 괜찮으시겠어요 괜찮아요 처음도 아닌걸요 사십이만 원에 삼만 원을 보태 집주인에게 보냈다 끌려 나온 노인이 보도블록에 앉아 등이 굽은 담배를 태운다 소리를 치니까 끌려 나오죠 가만히 애원하다 흐느꼈어야죠 내게도 자네 같은 시절이 있었어 아유, 그런 소리는 마셔요 나도 나름 한다고 했다구 노인은 담배를 필터까지 태워먹고 신호도 안 보고 찻길을 막 건넌다 빵빵거리건 욕을 하건 그냥 막 건넌다 노친네! 뒈지고 싶어? 아니오, 저는 아직 오래 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