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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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빙점을 만지다
빙점을 만지다 강보라 직선으로 뻗은 도로 양편으로 수확을 막 끝낸 포도밭 풍경이 길게 이어졌다. 열매는 없으나 여전히 무성한 포도나무들이 바람결에 가지를 흔들며 잎에 묻은 햇살을 부슬부슬 털어 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그 아래 연필로 그은 밑줄처럼 도드라진 도로의 색 대비가 너무 강렬해서 현기증이 났다. 속도를 높이자, 열린 창틈으로 캘리포니아의 온기가 밴 가을바람이 스몄다. 알맞게 식은 목욕물처럼 기분 좋은 바람이었다. 지금 이 바람마저 없었다면 우리는 저 단조로운 풍경에 잠겨 익사했을지 몰라. 그렇게 생각하자 가라앉았던 마음에 가벼운 상승감이 일었다. 같은 풍경이 지루하게 반복되어 졸음에 빠진 운전자들이 자주 사고를 일으킨다는 29번 고속도로에서 그처럼 시적인 문장으로 생각을 간추린 스스로가 뿌듯했다. ‘익사’라는 표현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있잖아. 나 여기서 사고 낸 사람들의 마음을 알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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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문장 웹진》 2021년 기획 연속좌담 ‘등단’ 3차 : 모색
예를 들면 저희 이번에 데뷔하신 강보라 작가님 같은 경우에 인터뷰를 따로 했어요. 인터뷰를 하면 본인이 쓰신 수상 소감 말고도 좀 더 내밀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어서 신문사 입장에서는 지면을 드리긴 어렵지만 좀 다른 방식으로, 예를 들면 저희가 제일 많이 받는 전화가 이제 신춘문예 끝나고 나면 출판사에서 문학 담당 기자에게 문의가 굉장히 많이 옵니다. 청탁을 위한 작가의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문의가 굉장히 많이 오는데, 그러면 저는 사실 업무에는 방해 되는 일이지만 매우 기쁘게 작가님 연락처를 알려드리면서 “잘 부탁드린다. 아주 좋은 작가님이신 거 같다. 앞으로 활동을 열심히 하시면 좋을 거 같다.”라고 하는데 그게 어쨌든 보람도 있거든요. 그리고 첫 책이 나오면 한 번 더 신문에서 소개를 해드린다거나,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해드리려고 하고요. 지면을 드리기는, 그건 조금 더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그렇게까지 고아가 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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