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574)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게임에 대한 글
[편집위원 기획 – Game & Writer] 게임에 대한 글 김승일 1. 내 친구랑 나는 운동을 싫어한다. 담배를 좋아한다. 하지만 우리는 매번 담배를 끊자고, 운동도 열심히 해보자고 각오를 다진다. 오래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뇌신경에 게임을 직접 연결할 수 있는 기계가 나올 거다. 그 기계로 VR MMORPG를 해야 한다. 적어도 그게 나올 때까지는 살아야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은 아직 해보지 않은 게임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문학 작품도 아직 내가 읽지 않은 작품이다. 그래서 시인이 된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직접 아직 없는 것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게임을 만드는 모임도 만들었다. 셋이서 10년 동안 게임을 구상하기로 했다. 10년 후에 무조건 게임이 나와야 하는 것은 아니다. 10년 더 걸릴 수도 있다. 그렇게 계속 미루기만 해도 좋을 것이다. 우리 모임의 이름은 원래 ‘베이퍼웨어 프로젝트’였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글 쓰는 기계
글 쓰는 기계 김응교 사실 기계들은 자기 프로그램을 업데이트 할 기계적 고독이 필요하여 자기만의 기계실에서 밤새 작동한다 그를 누구도 볼 수는 없겠지만 껍질이 날아간 뼈다귀 로봇 등 뒤 상자 서너 박스에는 유영을 멈춘 지느러미들 생선집 좌판에 파리 날리는 근간 시집들이 옆으로 누워 있다 그의 얼굴은 점점 기계를 닮아 가고 책 모양 사각형으로 바뀌어 옆으로 누운 가자미, 눈알과 손가락만 남아 상상력이 냉동되면 어떤 창작도 휘발되고 너무 많은 과거의 형태와 언어가 얼어붙어 더 이상 신선한 속살을 드러내지 못하는 이 기계에게도 컨베이어에 실려 뜨거운 화덕에서 태워질 운명이 다가온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평화’를 쓰는 ‘글’
글 쓰는 사람으로서의 태도와 고충도 알아봤고, 분단의 상처와 모순도 느껴 봤으며, 시와 수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그중에서 완벽하게 내가 얻은 것은 없는 것 같다. 2박 3일의 짧은 순간에서 캠프 그리브스는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너'는 '나'와의 캠프에서 '너'만의 '평화'를 얻어 갔느냐? 아니면 '너'만의 '글'을 쓸 수 있느냐? 나는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캠프가 끝나면 사라질 아련함과 스스로도 만족하지 못하는 글. 제대로 된 것 하나 얻지 못했던 캠프였지만, 분명히 내 안에는 분단의 아픔이 존재했고, 작가로서의 나도 존재했었다. 이제 내 스스로 할 수 있는 건 스쳐 지나간 '나'를 다시 한 번 찾아가는 것이다. '너'가 질문한 '평화'와 '글쓰기'에 대해 '나'는 '평화'를 써낼 정도로 큰 '글'을 쓸 때까지 캠프는 끝났지만 여행은 멈추지 않을 것 같다.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