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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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글틴유감_10주년 특집] 글틴캠프, 마피아의 추억
[글틴유감_10주년 특집] 글틴캠프, 마피아의 추억 허승화 2010년 1월, 겨울이었다. 나는 19살이었다. 어느 청소년 수련원에서 글틴 캠프가 열렸다. 주변이 한적한 곳이었다. 그날은 날씨가 추웠다. 나는 따로 캠프장까지 찾아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캠프에 가보니 글틴 출신의 대학생 언니, 오빠들이 도우미로서 참가했고 중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비평글부터 시, 소설까지 한 해 동안 글틴에서 활동했던 주 장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었다. 내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낯을 가리는 성격 탓에 적당한 곳에 앉아서 캠프에 참가한 같은 학교 친구와 이야기를 나눴다. 곧이어 캠프들이 으레 그렇듯이 구성원들은 몇몇 조로 나뉘어졌다. 대학생 언니, 오빠 한 명이 조장을 맡고 연령대가 다양한 글틴 친구들이 조원이 되었다. 나는 같이 온 친구와 나뉘어 다른 조로 배정이 되었다. 다시 말하지만 낯을 가리기 때문에 나로서는 그 상황이 조금 난감했다. 캠프는 총 2박 3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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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글틴캠프 참가후기] 너희가 죽인 내세에서, 내가 죽은 중세까지
너희가 죽인 내세에서, 내가 죽은 중세까지 — 글틴캠프 참가후기 이이체(시인) ―어땠어? 너희는 입을 모아 나에게 묻는다. ―종교가 있어. 나는 주머니에 손을 넣는다. ―이제부터 그 종교를 고백해보려고 해. 주머니에서 총을 만지작거린다. 뜨거운 방아쇠를 매만진다. ―그 종교를 버리기 위해서. 너희는 나를 바라본다. 과녁처럼. 과녁 같은 표정들. ―비는 색을 갖지 못하고 내리는 물, 색을 갖지 못하고 내리는 물, 색을 갖지 못하고 내리는 거짓말. 너희의 찬송가를 듣는다. 너희 스스로에게만 바치는. 나는 웃으며 대꾸한다. ―원래 물이 갖고 있던 색을 우리는 되찾을 수 있겠니? 모든 대화는 실재하는 언어들과 실재하는 대상들이 건축하는 비선형적 유적이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인간들의 대화는, 결국 그들 각자의 말이 독백이며, 독백이므로 내부를 향한 방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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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글틴캠프 참가후기] 첩첩멘붕 글캠!
– 글틴캠프 참가 후기 이강진(문학평론가) 이제 겨우 일주일쯤 됐을까요? 제가 다니는 대학교에는 13학번 새내기가 들어왔고, 학과 전체가 단체로 오리엔테이션을 다녀왔다고 합니다. 사실 새내기 입학이야 매년 이맘때쯤이면 늘 있던 일이라,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후배의 말을 듣고 전 ‘멘붕’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세상에, 이번 새내기들 중에 어린 친구는 무려 95년에 태어났다지 뭐예요. 비록 일 년 빠르게 들어갔긴 했어도, 제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것이 1995년인데 말이죠! 그 때 태어난 친구들이 벌써 대학생이라니 그야말로 멘붕이었죠. 캠프 소감을 이야기해보라니까 갑자기 무슨 나이 타령이냐고 하실지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아주 무관한 이야기는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 처음 캠프에 도착했을 때 제가 느낀 기분이 딱 저랬거든요. 처음 글틴 친구들을 만났던 그 순간, 정말이지 새삼스럽게 나이를 먹은 기분이었어요.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