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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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창조적인 날이면
창조적인 날이면, 금시아 아마 한 때 안개이거나 노을이었을지도 모를 흉터와 얼룩 가득한 저 몸빛, 하염없이, 우두커니, 저 아래 아득한 호수 언저리를 오래오래 바라보고 있으면 헉헉 기슭을 올라오는 먼 산 그림자와도 유독 친근해진다지 그 커다란 몸에서 물풀과 물고기 떼 헤엄치거나 다슬기들 흥얼흥얼 기어다니고 아무리 닦고 문질러도 마른 살갗에서 물이끼 향 진동하는 창조적인 날이면, 새들도 곤충들도 그 몸에 들어 은밀히 사랑을 하고 간다지 삐뚤빼뚤한 고대 문자 같거나 벌레가 한입 베어 먹고 남긴 것 같은 문양들 넝마처럼 피어있는 총성들은 애면글면, 오묘하고 신비한 단 한 번도 멈춘 적 없는 지상에서 가장 의심스러운 꽃들의 미로라지 총알 바위*, 전장을 지나는 계절의 모진 배후에도 그저 묵연하고 처연한 그 이름, 시간은 무위, 라고 부른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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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공기 베틀
공기 베틀* 금시아 재채기가 났습니다 첫울음이 태어났습니다 마당가 감나무와 집오리 한 마리가 눈이 맞았습니다 눈이 맞는다는 것은 낯선 두 세상이 체온과 간격과 모양을 엮어 또 하나의 신탁을 짓는 일입니다 공경 말고는 어떤 다정도 절제한 사건은 완벽해서 그들의 신탁은 조화로웠습니다 폭풍우가 휘몰아칩니다 빈번한 시행착오입니다 좀체 종잡을 수 없어 함부로 흐트러지거나 뒤섞여버린 공기는 혹독하고 무심합니다 똑같은 밀도의 이야기가 없어 무적의 가벼움은 때때로 세상을 벌거벗기거나 실격시켜 버립니다 그들은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두 이야기는 분리되었습니다 지그시 감은 눈 속으로 휘청휘청 이야기가 지나가면 눈물은 작은 재채기에도 저 멀리까지 번집니다 기쁘거나 슬프거나 상관없습니다 평온하든 불평하든 또 태어나고 흩어집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무의미가 의미일까요 태어나고 사라진 마당의 질서는 잔혹동화일까요 낮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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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커버스토리 2026년 5월호
문장웹진 2026년 5월호 목차 구분 작가 제목 시 강하라 소멸신화 오라클 금시아 공기 베틀 창조적인 날이면 김한규 아닌 게 아니라 뒤에서 나하늘 과흡연자 일러두기 사강은 찬물 세례 맹물 샤워 심선자 뿌려 다면적 인성 검사 연우 Topography 애프터 이미지 단편소설 공현진 보희 김소라 모래유원지 김아인 우릴 떠난 채식주의자와 불을 끄는 돼지들 차현지 그만두기 연습 평론 박서양 (연재) 부패하는 기억의 공간 ― 김인숙의 『자작나무 숲』과 쓰레기의 정치학(3) 이미진 끝에서 두 번째 폭력 ― 최은미의 「김춘영」과 현호정의 「달빛」 전철희 거짓을, 너에게 ― 당신이 김애란의 소설을 읽으며 궁금증을 느꼈겠지만 차마 <에반게리온>에서 답을 찾지는 못했던 문제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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