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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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1LUX
1LUX* 김서치 호수는 자주 얼었다 선한 사람의 유산이었다 그를 사랑하던 사람들이 모여 그 오아시스의 물을 마시고 살았다 불을 피우고 집을 짓고 아이를 낳았다 겨울밤 살 에는 칼바람이 불어오면 사람들은 자신이 들 수 있는 가장 따뜻하고 밝은 것을 찾아 들고 광장으로 나섰다 누군가는 물었다 고작 빛을 쥔다고 호수가 녹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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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E-1027
E-1027* 김서치 바깥에 부슬비가 내린다 이곳은 미술관이고 당신과 나는 한 자리에 오래 머물러 있다 수백 점의 그림과 사진이 걸린 회랑을 걸어온 끝에 우리는 같은 시점 앞이다 완벽히 자유로운 구조의 파사드는 비밀스러우면서도 매혹적인 힘을 품고 우리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 에메랄드빛이 넘실대는 지중해의 절벽 연인과 함께 지낼 하얀 별장은 사랑의 끝과 동시에 완성되었고 건축가는 연인에게 너를 위해 지었으니 네가 가져가라고 한다 요즘 우리는 주소를 지우는 일에 익숙하다 자주 다니던 레스토랑이 하나둘씩 문을 닫아서 남은 건 음식과 커틀러리의 어렴풋한 질감과 디테일 그리고 조명에 의한 왜곡된 색감 너는 밤 10시쯤 마시는 커피가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한다 네가 가진 대부분의 문제가 거기서부터 출발하는 걸 알고 있다고 요즘도 기타를 치냐는 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