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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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육질의 ‘시선’에서 흘러나오는 붉은 시
(웃음) 이기인 어느 글에서 보니(장정일과 김신용 대담 ― 성자 김신용, 시부랑탕 김신용의 전무후무한 소설, 『달은 어디에 있나 1』) 그 이야기는 실제와 허구가 9대1 정도의 비율로 만들어졌다는 얘기가 있던데요. 김신용 그 속엔 내가 겪고 본 얘기들이 ‘시부랑탕’이라는 인물, 나라는 1인칭 화자에 의해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그것을 전부 내가 다 겪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사실 그 이야기는 그동안 내가 본 것들, 내 친구들, 또 함께 호흡한 사람들의 얘기들을 내 자신이기도 한 ‘시부랑탕’이라는 인물의 삶 속에 넣어버린 거예요. 하지만 남들은 전부 그것이 내 자신의 100% 삶이라고 생각해요. 그중에 20%는 남의 얘기를 내 것으로 가지고 온 것예요. 그리고 나머지는 실제로 다 겪은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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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뻐꾸기 둥지(변주)
뻐꾸기 둥지(변주) 김신용 뻐꾸기 둥지는, 사람의 귀네 귓속의 달팽이관을 오므려 조그만 둥지를 만들어 주는, 그 둥지에서 태어난 새끼가, 다른 알들은 모두 둥지 바깥으로 떨어트려 버리고는, 끈질기게 울음의 핏줄을 이어주는, 귀네 남의 둥지에 알을 낳고 시침 뚝 떼고 있는 없는, 그 뻐꾸기 둥지를 옮겨와, 귓속에 가만히 둥지를 모아 주는, 동그마한 귓바퀴 일생 동안 집을 짓지 않으니, 남의 둥지에 알을 낳아야 하는 천형 같은 탁란의 생을, 마치 포란이듯 품어 주는 부드러운 귓바퀴, 남의 둥지에 알을 낳고, 일생을 죄의식도 없이 견뎌야 하는, 생을 제 집이듯 데려와, 슬픈 모습 그대로 살게 하는 없는, 뻐꾸기의 둥지는 사람의 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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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도장골 시편 ―개복숭아 집
도장골 시편 ―개복숭아 집 김신용 오랜 류머티즘으로 밭일도 나가지 못하는 그림자만 어른대는 집 그래도 아궁이에 햇볕 들면 잎그릇 소리 달캉이는 집 어릴 적, 개복숭아를 복숭아인 줄 알고 따먹고 사흘을 앓아누워, 속엣것 다 비워낸 눈에는 개복숭아 같은 헛것만 보여 아무리 <개>라는 것이, 사람살이가 만들어 낸 헛것이라 해도 풀의 집에는 잡풀이 없듯이, 허기가 만들어 낸 幻이라고 해도 사람이 먹지 못하는 것은 모두 헛것으로 보이던 집 뒷산에 온통 개복숭아 나무뿐인 이 도장골에서 태어나 그 개복숭아를 먹고 병나지 않는 일이 일생의 경작이었던 집 그러나 지금은 쟁기처럼 굽은 그림자 지팡이 삼아 덩쿨풀 기어 나오는 흙벽에 기대앉았지만 어두워지면,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개복숭아 익듯 불빛 배어 나오지만 누구도, 그 불빛 보며 자신도 복숭아라고 강변하듯, 발그레이 물드는 과육이라고 말하지 못하리 잎그릇 달캉이는 소리, 가지가 힘없이 떨어트리는 열매라고 말하지 못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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