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93)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Culture이모작] 김혜나 작가, 몸과 글을 쓰는 건강한 시간들.
김혜나 : 아주 어릴 때 기억을 떠올려보면, 제도권 안에서 성장해야 됐으니까 집과 학교 공간이 거의 생활의 전부였는데요. 기본적으로 집은 이런 거예요. 지금은 가족이 다 흩어져서 살지만 예전에는 가족이 같이 살았는데 제 위로 오빠가 있었어요. 남들은 되게 행복한 가정이고 단란한 아파트 안에서 안온하게 사는 것처럼 알지만, 안에서는 그렇지 않거든요. 가족들은 매일 싸우고 싫은 것을 억지로 해야 하고 서로 구속했어요. 안에서는 갈등이 너무너무 심한데 왜 외부로는 보이지 못하는지, 왜 외부에 드러나는 것은 항상 좋은지, 저는 그게 이상한 거예요. 진실은 숨기고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건 되게 거짓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학교도 그랬어요. ‘선생님’ 하면 은혜로운 교육자 이미지이고 ‘학교’는 배움의 공간, 교육의 전당인데 제가 볼 땐 그렇지 않은 거예요. 혼나러 가면 애들 인권은 다 무시당해요. 여학생 성추행하는 선생님들도 얼마나 많아요?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유인 김소희전
유인 김소희전孺人 金昭憘傳 김이정 간다간다 나는간다 이세상을 하직하고 좋은시절 흐르는세월 나쁜액을 다걷어가지고 후손들은 잘살라고 남은복록 다주고간다 요령잡이의 선소리가 시작되는 걸 보니 이제야 떠나는구나. 빼어난 목청은 아니지만 소리가 제법 구성지고 가락을 탈 줄 아는 사람이다. 어허 어어어 어리넘자 어허어. 상두꾼들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지겠구나. 노랫가락 따라 발길 내딛다 보면 어깨에 진 관의 무게도 잊는 법 아니겠느냐. 작고 물마른 노인네 무게야 얼마 나가겠냐만 부질없이 무거운 관이 못내 미안하구나. 길 떠나는 데는 몸 가벼운 게 제일인데 무거운 관이 내 마음까지 무겁게 만드는구나. 이제 와 얘기지만 나는 소리 잘하는 남자를 좋아한다. 내가 한번도 제대로 소리 내 불러보지 못한 탓인지 나는 소리 잘하는 남자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취재탐방기] 문학특!기자단의 새로운 가족입니다.
● 정은지의 ‘감성, 그 잔잔한 문학의 파동’ 정은지 기자는 박준영 기자처럼 당찼지만, 감성적인 면이 훨씬 도드라져 보였다. 좋아하는 작품을 설명할 때 ‘잔잔한 파동이 울림이 되는’ 같은 문장으로 표현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인터넷에 소설을 게시했다는 정은지 기자는 이들 중 창작품이 가장 많은 것으로 보였다. 어렸을 때부터 오랫동안 꾸준하게 글을 써왔다는 사실과 창작에 대한 욕심이 느껴진 것은 ‘같은 진로를 가진 친구를 만나면서 도화선에 불을 지폈다’는 자기소개서의 문장에서 알 수 있었다. 송민지 : “백일장이나 공모전 정보는 어떻게 얻게 되었나요?” 정은지 : “주로 엽서시라는 사이트를 애용했습니다. 글틴 문학특!기자단 역시 엽서시 배너를 통해 알게 되었고요.” 송민지 : “광고를 전공하면서 본인이 느끼고 있는 감정은 무엇입니까? 문학과 광고. 그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정은지 : “생각보다 글과 광고를 병행하는 것은 힘든 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