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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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꽃은, 그러니까
꽃은, 그러니까 김중식 대지 위로 턱걸이한 이후 안 봐도 될 걸 못 볼 걸 보았나 비록 한 생이 발이 떨어지지 않는 악몽이었으나, 꽃은, 두고 보자는 구호다 꽃은, 그러니까 숨 거둘 시간을 안다 팝콘처럼 제왕절개로 튀어나와 발가락 꼬물락거리다 호(呼) 숨 내쉬며 생의 밀사(密使)를 삐라뿌리는 것은, 바람을 건드리지 않고 바람결 따라 머리 털며 숨 거두는 소리를 바람소리에 묻는 것은 두고 보자는 구호다 꽃은, 그러니까 귀 막고 비명 지르는 여자의 입 위기 때문에 아름답고 아름답기 때문에 위기인 어머니 한 생이 악몽이었으나 한 생을 바람에 헹구려는 듯 절벽에 선 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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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나의 체중미달
나의 체중미달 김중식 바람에 흩날리는 꽃씨는 티끌과 알러지에 불과하다 짐승의 피에 빨대 꽂지 않은 모기는 표본에 지나지 않는다 파리는 들러붙고 새벽부터 생계를 걱정하는 새의 넋이 가벼울 수 없다 창문 햇살을 타고 휴거하는 먼지들 그것마저 돌보시는 신께서도 더듬으시지, 너, 너희들, 자 꾸 市場이란 이름의 자유만 매매되는 시장에서 삼류시인의 시는 노래가 되지 못한다 노래하고 1달러 건네받은 뉴욕의 길거리 행위예술가가 10달러 주면 좆도 보여준다고 했지 한 발짝만 나아가려도 앞발이 허공에 뜨는 매인 개의 행동반경이 내 자유의 실평수 냄새로 허공을 짐작할 뿐 질문하지 않는다, 짖는다 국군은 이 나라의 부동산을 지키는 것인가 철새는 먹지 않고 대륙을 이동하는가 계룡산 정도령은 한반도의 아토피를 치료할 것인가 뼈가 비었는데 넋이 새만큼 무거워 날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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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서로 다른 두 밤
나는 최승자, 김정환, 이성복, 박상순, 김중식, 박형준 좀비의 무시무시한 이빨에 물렸어요. “당신이 아니었다면 나는 결코 시를 쓰지 않았을 거예요” 여러분도 언젠가 예비 시인들에게 이런 말을 듣게 되겠지요. 시를 읽지 않는데 무슨 수로 전염을 시킬 수 있겠냐고요? 옳은 말씀이에요. 요즘엔 대체로 시를 쓰는 사람이 시를 읽죠. 그래서 저는 요즘 연구 중이에요. 더 많은 사람이 시를 쓰게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어떻게 사람들이 시를 쓰게 만들어서 문학의 위대한 좀비들이 붐비는 장소로 그들을 데려갈 것인가? 연구가 끝나면 모두에게 알려드리겠어요. 하하, 농담이고요. 함께 고민하고 여러 종류의 실험을 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문장웹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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