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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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8>가족 이야기-첫번째: "아버지, 권력의 상징이자 생물학적 기원"
이들의 ‘가족’ 이야기는 김태용이나 윤성희로 대표되는 2000년대 작가들과 또 다른 경향을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습니다. 한때 젊은 작가들에 의해 부정의 대상으로 취급되었던 ‘가족’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느낌마저 듭니다. 그렇지만 김태용 소설에서 녹색 병으로 되돌아온 아버지가 그렇듯이, 모든 귀환은 차이화로서의 반복이지 동일한 것의 반복이 아닙니다. 때문에 다음 글은 어쩔 수 없이 90년대 작가들의 ‘가족’ 이야기가 보여주는 동일성과 차이를 해명하는 작업이 될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 *작가 소개* 1.김태용 소설가 1974년 서울 출생 숭실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2005년 「세계의 문학」봄호에 <오른쪽에서 세번째 집>을 발표하며 등단 작품집으로 <풀밭위의 돼지>(2007. 문학과지성사)가 있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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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독자모임 - 한국 소설의 새로운 생태계
김태용 소설집 『풀밭 위의 돼지』, 문학과지성사, 2007년 제2회 웹진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_수상작 「머리 없이 허리 없이」_김태용, 문학과지성사, 2012년 김지윤 : 솔직히 말하자면, 독해하기가 쉬운 소설은 아니었어요. 처음 소설을 읽기 시작했을 때 굉장히 난감하기도 했고요. 예전에 김태용 작가의 「풀밭 위의 돼지」, 「머리 없이 허리 없이」를 읽은 적이 있어서, 이번 소설도 어떤 느낌일지 대략적으로 예상은 하고 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을 읽는 내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가장 지배적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더 여러 번 읽기도 했고요.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흥미로웠는데요. SF적 상상력을 가지고 왔다는 점, 음악과 소설을 연결시켰다는 점들을 생각해보았을 때 그 시도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게다가 이런 소설의 서사는 전부 다 작가가 상상하고 만들고 조합해야 하는 것들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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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용의 「벙어리」(『세계의 문학』 2007 여름)에는 ‘인간’의 언어 vs ‘짐승’의 말 식의 대립이 있다. 그는 언어의 문제를, 아버지로 표상된 상징질서의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짓는다. 김태용의 소설은 소통의 언어에 스크래치를 낸다는 점에서 모더니스트들의 계보를 연상시킨다. 언어가 한낱 임의적 합의와 가상의 공통감각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키기도 한다. 등단작인 「오른쪽 세 번째 집」(『세계의문학』, 2005 봄)에서부터 「벙어리」에 이르기까지 그의 소설들은 대부분, 아버지의 세계, 언어의 세계로의 진입 거부를 명백히 한다. 종종 ‘아버지-어머니-나’의 오이디푸스 구조와 그 속에서의 가족로망스를 드러내거나, 아버지의 질서와 언어의 질서를 등치시키곤 한다. 이를테면 「벙어리」에는, 아버지에 대한 반항과, 실어증 혹은 벙어리의 상태가 공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