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악의에 찬 아기들
악의에 찬 아기들 김해솔 악의에 찬 아기들이 울고 있다. 악의에 차지 않은 아기는 없다. 악의는, 갓 태어난 자만 지닐 수 있는 특권이니까. 나는 삼신할매. 악의에 찬 아기들을 생으로부터 도주하고 싶은 자들에게 점지해 주는 일을 한다. 이제 나를 믿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악의에 찬 아기들이 태어날 수 있는 통로를 물색한다. 악의에 찬 아기들은 할 말이 많다. 할 말이 많지만, 아직 말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울기만 한다. 아니, 어쩌면 말을 한다는 건 울고 있다는 말과 같은 말일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말이 너무 많은 사람들, 그들은 울고 있는 사람들일지도. 언어를 너무 세분화해서 잘 구축하고 있는 사람들, 그들은 너무 다층적인 눈물을 쏟아 본 적 있는 사람들일지도. 물론 어떤 사람들은 눈물을 쏟지 않은 채 울기도 한다. 음, 한때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만 흔들렸던 것 같다. 그러니까, 말이 너무 많은 사람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레네-파!
김해솔 영상은 두 컷으로 분리된 채 서로 다른 두 사건이 동시에 상영되고 있었다. 좌측에서 상영되는 일은 내가 본 적 있는 일을 각색한 일처럼 보였고 우측에서 상영되는 일은 내가 본 적 없고 이후에도 볼 일 없는 일처럼 보였다. 좌측의 영상을 편집하며 나는 중얼거렸다. “이제 정말 끝이다.” 이후 내가 기록할 일은 우측의 영상에서 벌어진 일이다. 우측의 영상 속 인간1은 사과를 줍고 있었다. 운동장에서, 인간2에게 사과를 주고 있었다. 사과를 받고 인간2는 웃었다. “이건 사과가 아니라 모래잖아?” 중얼거리면서. 인간1은 울었고. 그러자 난데없이 몰아치는 모래 폭풍, 에 휩싸인 인간1과 인간2를 내가 편집하고 있던 그때, 인간3이 등장했다. 인간3은 인간2를 향해 팔을 쭉 뻗었다. 뻗고, 말했다. “레네-파!” 그러자 인간3의 손바닥에서 공기파 같은 게 튀어나왔다. 나는 인간3을 흉내 내며 말했다. “레네-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커버스토리 2026년 2월호
- 문장웹진 편집위원 정다연 시인 외 편집위원 일동 2026년 2월호 <동식(動息)의 경계> ⓒ 피츠(pits) 2월호 표지 그림 작가의 말 “빠르고 정신없이 흘러가는 세상의 시계가 쉼 없이 밤하늘의 별로 움직이고, 그 아래 온전히 내 것인 빛에 의지해 시간을 보내는 인물을 그렸습니다” 문장웹진 2026년 2월호 목차 구분 작가 제목 시 신작시 김언 사랑 시체 장수양 사나이와 사보이 팬덤 주영중 유사 숭고 영화관 투명인간 김현진 스테레오타입 오딘 허진경 귤껍질의 기하학 ‽ 강보원 진짜 커피의 힘 또 이사 온 사람 김해솔 레네-파!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