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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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조롱의 문이 열리는 순간
이 글은 나희덕의 여러 시집 가운데, 존재론적 성찰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다고 생각되는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문학과지성사, 2014)을 다시 찬찬히 읽어봄으로써 들은 적 있으나 말해본 적 없는 목소리를 다시 재현해보고자 한다. 1. 다른 시선 시는 대상과의 관계 맺음을 통해서 탄생한다. ‘너’라고 명명되는 무수한 존재들과의 교감 속에서 언어는, 그리고 시는 태동하며 마침내 제 형태를 드러낸다. 우주 만물과의 소통이 낳은 산물을 시라고 부른다면 시를 쓰는 사람, 즉 대상과 소통으로 존재의 그림자를 포착해내야 하는 사명을 지닌 자는 바로 시인이다. 나희덕 시인은 시인에게 주어진 본질적 임무에 충실한 시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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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글틴 문학당 참여 후기 에세이 “광주편” 문학이라는 공동체
(로댕) 윗글은 나희덕 시인이 강연에 왔을 때 나눠줬던 강연 자료의 일부 글이다. 우리는 눈이라는 신체 구조로 사물을 바라보고, 인간을 바라본다. 그러나 예술가의 눈은 무언가 다르다는 것을 우리는 인지할 수 있다. 윗글에서는 “응시”하는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가지는 시선은 바라보기(eye)이고, 응시는 보여짐(gaze)이다. 바라보는 것은 주체가 하는 일이고, 보이는 것은 타자가 하는 일이다. 그러니 예술가는 타자가 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나무에 대해 시를 쓰기 위해서는 나무의 위치에서 시를 진행해야 한다. 나무를 바라보는 내 시선이 아니라 내가 나무가 되어 느끼는 시선이다. 진실로 나무의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서는 나무의 입장이 되어야 한다. 예술가가 작품을 만드는 일도 이와 같을 것이다. 대상이 되어서 대상을 향하는 다양한 시선을 느끼는 것, 이는 타자가 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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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커버스토리 2월호
「벽의 반대말」(나희덕, 《문장 웹진》, 1월호)을 읽고 건비치 나미나 여러 해변을 앞에 두고 이곳의 역사에 대해 생각한 날이 오래다. <벽의 반대말>을 읽고 기댐에 대해 생각해 봤다. 기댈 곳을 찾는 것은 내 마음에 달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미나 작품 제목 : 침묵의 나선-건비치_장지에 분채_210x148cm_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