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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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동시대 문학
동시대 문학 기혁 기습적으로 다가와 여행이라고 불렀다 목적지를 몰랐지만 몸속 어딘가 방향성이 생겼다 하루하루 기차를 타는 기분으로 떠나고 있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도 사랑이나 죽음 따위의 종착역도 없었다 지루한 덜컹거림 속에서 같은 창밖을 보고 같은 멀미를 하곤 했다 굳게 닫힌 집들과 무덤, 반쯤 헐린 자연이 반복되었다 오랫동안 우리는 두 덩이 화물로 앉아 있었다 표면에 붙은 라벨을 읽는 것으로도 대화는 충분했다 타인의 마음까지 마중갈 수 있다면 나의 몸은 목적지가 아니길 바랬다 잠든 당신을 기습적으로 내던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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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인터넷시대의 문학
이 사례를 일반화하면, 스토리텔링이라는 상위범주가 있고 그 하위범주로서 문학, 만화,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광고, 디자인, 홈쇼핑, 테마 파크, 스포츠, 캐릭터 상품 등의 하위 이야기 장르가 있다. 상위와 하위, 각각 하위 스토리텔링 장르들은 서로 미학적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때 문학은 이 방식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다. 근대의 주도적 이야기 장르의 시기를 거치면서 수천 년의 이야기 장르의 미학이 집결되어 있을 뿐 아니라 엄청난 자본이 드는 영화나 애니메이션, 게임, 드라마의 미학을 미리 가늠하게 할 수 있다. 많은 문학작품들이 영화화, 드라마화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학작품은 더 이상 그 상황을 방관하거나 비판하지만 말고 좀더 주도적으로 나서야 할 시점이 되었다고 본다. 하이브리드(hybrid) 시대, 문학의 변모 최근 영역간의 교류와 융합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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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필경 54년, 큰 문학―이호철의 문학 세계
필경 54년, 큰 문학―이호철의 문학 세계 정호웅 1. 큰 산맥과도 같은 문학 1955년에 등단했으니 어언 54년, 작가 이호철의 붓으로 밭 갈기(필경 筆耕)는 반세기를 넘은 지금에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장편 『별들 너머 저쪽과 이쪽』의 연재가 얼마 전에 끝난 것을 우리는 알고 있는데,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누구나, 여든이 가까워 옴에도 줄지 않는 작가의 문학일로(文學一路), 뜨거운 열정과 붓힘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같은 열정과 붓힘이 저처럼 큰 문학을 일구었으리라. 작가 ‘이호철’을 생각하면 등단작인 단편 ?탈향?(1955)에서 시작하여 최근작인 장편 『별들 너머 저쪽과 이쪽』(2008)에 이르는 이호철 문학이 큰 산맥과도 같이 벌판 저쪽으로 아득히 뻗어 나간 것이 떠오른다. 한국 현대 문학사 100년의 장관 가운데 하나이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