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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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공개인터뷰_민구 시인편] 나는 왜 ‘너에게 바치는 유일한 시’를 쓰는가
오늘의 주인공은 민구 시인이에요. 간단히 소개해 드릴게요. 민구 시인은 1983년 인천에서 태어나셨고 2009년 《조선일보》로 등단하셨습니다. 시집으로는 『배가 산으로 간다』(문학동네, 2014)가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간단한 인사말씀 해주세요. ▶ 민구(이하 민) : 반갑습니다. 저는 시 쓰는 민구라고 하고요, 데뷔 후 5년 만에 첫 시집을 묶었습니다. ▶ 이 : 분위기를 누그러뜨릴 겸, 민구 시인께서 시를 한 편 낭독해 주시면 어떨까요. 첫 인사를 드린다는 느낌으로요. ▶ 민 : 「불청객」이라는 시를 읽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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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인터뷰-'후회 없음'을 결심하다 2 - 신생아집중치료실(NICU) 담당의사 안자혜
하지만 여기서 민구는 각별해요. 짱베이비. 얼마나 특별한지 몰라요. 또 얼마나 씩씩한지 몰라요.― 애가 씩씩하다니요? 어떻게요? 그는 아이를 거듭 칭찬했다. 이때도 나는 좀 얼빠진 목소리였다. 하지만 내 반문이 완전히 부당한 건 아닐 것이다. 나는 다시 물었다. ― 씩씩하다?― 네. 저는 확신합니다. 겉으로 보기엔 다들 베드에 누워 있죠. 하지만 저기 누워서 유독 열심히 발버둥치는 아이가 있습니다. 세상에 나와서 좋다! 나는 꼭 건강해진다! 이렇게 온몸으로 말하는 아이가 분명 있습니다. 상황이 그럴 수 없는데도 씩씩하고 밝은 아이요. 민구가 딱 그래요. 민구가 정말.그는 이 대목에서 마음껏 웃었다. 나도 덩달아 밝아졌다. ― 아이의 생명에 영향을 미치는 '기운' 같은 게 있다고 제가 말한다면. 이것도 너무 이상하겠죠? 시 쓰시니까, 어쩌면 동의하실까……. 저는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생명에 영향을 주는 기운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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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공기 외 1편
공기 ― 오리 민구 조개껍질 속의 나무 한 그루 솜털 보송한 발자국이 잎사귀에 찍혀 있다 밤이면 뒤뚱뒤뚱 그곳을 내려온 미운 오리와 산책을 해도 좋다 5리마다의 연못 태어나지 않은 알의 오리들이 날아다니는 무덤 안개 무성한 갈대밭 그들의 서식지까지 나무는 공중에 떠 있다 뿌리가 운해에 박혀 있다 산속 오두막 주인 없는 나무 아래 회색 조개의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깨어나는 새 눈 감으면 바스러지는 빈 오리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