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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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여름의 단어
이대로 밤을 새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작가소개 / 박민경 1988년 서울 출생. 협성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문장웹진 2022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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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별개의 문제
별개의 문제 박민경 내가 병주와 결혼한다고 했을 때 친구들의 반응은 대체로 비슷했다. 버즈랑? 의외다. 버즈는 친구들이 붙인 병주의 별명이었다. 맞다. 〈토이 스토리〉의 버즈 라이트이어. 크고 동그란 눈매에 능글맞은 입꼬리도 닮았지만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성격도 버즈 그 자체이긴 했다. 친구들이 의외라고 한 것도 이해는 갔다. 병주는 나랑 워낙에 정반대였으니까. 간디와 처칠, 잭슨 폴락과 앤디 워홀, 스폰지밥과 징징이, 기쁨이와 슬픔이처럼···. 내가 나쁘게 말하면 방구석 회의론자이자 소심한 현실주의자라면, 병주는 아침 햇살 같은 낙관과 긍정 엔진을 탑재한 채 지치지 않고 광야로 달려가는 로봇이었다. 성향이 정반대인 커플의 경우, 서로의 영토를 존중하고 침범하지 않는 한 같은 성향의 사람을 만날 때는 느끼지 못한 달콤한 상호 보완성을 경험할 수 있는데 나와 병주가 딱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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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소설 자라는 자라서
자라는 자라서 박민경 윤하나 윤하나는 올 초 급성심근경색으로 에크모 시술을 받았다.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심장 때문에 고생하다 가셨으니 따지고 볼 것도 없이 내력이었다. 심장질환 유병률이 높다는 소견을 받은 건 20여 년 전. 그땐 고작 30대 초반이었으나 윤하나는 의사의 말을 새겨듣고 일 년에 한 번씩 꼬박꼬박 건강검진을 받고, 쌀 대신 보리와 잡곡을 먹고, 매일 만 보 이상 걸었으며 취미로 수영과 라이딩을 하며 몸소 건강한 삶을 실천했다. 물론 예배도 빠지지 않았다. 독실한 가풍 덕에 윤하나는 태어날 때부터 신앙과 가까웠다. 그녀는 매주 교회에서 한 주간 주의 어린양으로 참되게 살았음을 양심껏 고백했고, 때론 그러지 못했음을 회개했다. 만나는 누구에게나 선한 사람이고자 했으며 침대에 누워 하루 동안 내뱉었던 말들을 복기하며 누군가에게 상처 주진 않았는지, 좀 더 현명하게 굴 순 없었는지 반성한 뒤에야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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