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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사심만발 인터뷰] 박서련 작가님과의 15문 15답
[사심만발 인터뷰] 글틴 출신 선배 작가, 레몬섬(본명 : 박서련) 등단기념 15문15답 - 박서련 작가 인터뷰 박준영(작성 문학특!기자단 3기) 8월 8일 예술가의 집에서 열린 파릇빠릇 문학콘서트에서 감성 있는(?) 내레이션을 선보인, 글틴 출신의 등단 작가! (박서련 작가는 파릇빠릇 문학콘서트에서 구성작가로 일하고 있다.) 필자는 문학콘서트에서 박서련 작가님의 등단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기 위해 서둘러 다가가 번호를 쟁취해냈다. 이 자리에서 글틴 여러분에게 2015년에 걸맞은, 어떤 글틴에겐 아는 누나 또는 동생이었을 박서련 작가님에 대한 15문 15답을 선보이고자 한다. Q1. 어떤 글(운문/산문)로 등단했는지? ☞ 소설로 등단했습니다. Q2. 어떤 경로로 등단했는지? ☞ 2015 실천문학 신인상 소설 부문에 당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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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박경리 선생님을 추억하며] 선생님, 그곳은 어떻습니까?
겨울에는 바다 수온이 내려가 고기들이 깊숙이 내려가 활동성이 현저히 줄어드는 까닭에 웬만해서는 낚시로 우럭 같은 바닥층 어종을 잡아 올리기가 쉽지 않다. 주말에 외출해 먼 바다 침선 낚시까지 감행해서 잡아온 우럭을 먼저 박경리 선생 집에 올려 보내고, 집에서 준비해 준 양념을 넣고 공동 주방에서 우럭매운탕을 끓여 소주 파티를 벌였다. 이 매운탕을 한 수저 뜬 뒤 김민기 선생이 이마를 탁자 위에 댔다. 그이는 그렇게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고개를 쳐들더니 이렇게 맛이 있을 수 있느냐고 파안대소했다. 서해 먼 바다에서 잡아온 재료의 신선함이 일등 요인이었을 터이다. 바닷가에서 자란 박경리 선생님도 우럭 맛을 알 테니 칭찬을 기대해도 충분하지 않았겠는가. 겨울에는 ‘하숙생’들을 받지 않던 관행을 깨고 비탈길 하얀 집에 머물도록 배려해 주신 마음이 고마웠다. 겨울 바다에 나아가 잡은 우럭을 드렸던 행위가 사랑받은 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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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박경리 선생님을 추억하며] 토지문화관은 겹벚꽃이 한창이다
석 달 동안 숙식을 제공한다는 것도 솔깃했지만 흠모해 마지않던 작가 박경리 선생을 지척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 큰 유혹이었다. 하지만 내가 박경리 선생을 처음 본 것은 커튼 뒤에 숨어서였다. 아침 일찍 텃밭에 나와 고추밭의 풀을 매고 있는 선생을 나는 창작실의 커튼 뒤에 숨어서 지켜보았다. 선생은 고양이 시내를 옆에 두고 밭둑에 퍼질러 앉아 아침 해가 정수리에 올 때까지 밭을 매셨다. 그러곤 새로 올라온 상추를 소쿠리 가득 따서 식당으로 가져오셨다. 점심 식탁에 오를 상추였다. 밤색 작업복 치마와 남색 남방에 흙이 잔뜩 묻어 있었다. 나는 선생이 식당에 상추를 갖다 주고 다시 댁으로 들어가실 때까지 커튼 뒤에 숨어 내내 지켜보았다. 그 후로도 어쩌다 문화관 뜰에서 선생 특유의 가늘고 높은 음성이 들려오면 나는 바로 창가로 달려가 커튼으로 몸을 가리고 오래 지켜보곤 했다. 마치 스토커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