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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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셰어 하우스
셰어 하우스 박은우 방금 사라진 발자취는 내 것이 아니다. 우린 결핍을 구독하는 유료 회원들이다. 그림자는 3인칭이다. 산다, 살았다, 살 것이다. 오늘의 집은 대과거 속에 머물러 있다. 떴다방과 그라피티, 플리마켓, 반제품 조립은 해체가 답이다. 괼 수 있다면 등짝도 식탁이 된다. 국물이 샌 밀키트와 빅이슈, 중앙 정원에 일회용 컵을 남겨 둔 사람들. 창 너머 받침이 높은 찻잔과 석고 방향제가 보인다. 구경하는 집이 아니다. 삽화처럼 걸린 커튼을 당기는 사람은 내가 아니다. 때로는 향기가 도면입니다, 입주자들은 구조에 서툴고. 락스 냄새를 지우려고 목이 긴 꽃대에 커피를 쏟는 사람들. 칸칸이 밴 잔향을 되짚으며 머스크나 우디 때로 로즈라고 불러 주는 사람들. 서로의 체취를 생활 반응이라 믿는다. 각자의 샴푸 향이 하나의 배수구를 타고 흐른다. 가장 또렷한 대답은 문고리를 채우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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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너구리 게임
너구리 게임 박은우 풀벌레가 울어 여름 방학은 지루하지 않아요 여치를 잡아 더듬이를 잘라요 해가 길어 오래 비틀거려야 해요 이모, 나는 어제를 키우고 싶어요 웃옷을 벗기고 낮잠을 재우고 싶어요 나는 오소리와 레서판다를 구분할 줄 몰라요 너구리는요 당근 체리 버섯 옥수수 배 터지게 주워 먹는데요 체리는 잘 모르겠어요 꿈에서 여름을 삼키고 배가 부풀던 엄마는 모텔에 다녀요 피 묻은 팬티를 빨아 널고 한 달 내내 아오리 사과만 먹었는데요 식물도감에서 보았어요 제때 따지 못한 아오리는 밧줄에 달린 아저씨만큼 빨개요 파인애플 자몽 오렌지 멜론 비싼 과일만 처먹는 너구리는 식구끼리 몰려다닌대요 한 움큼 동전과 조이스틱, 콜라 맛 슬러시, 이모, 재미없어요 난 천천히 자라는 동생을 갖고 싶고요 맥주가 나오면 마지막 스테이지, 게임은 무한반복이에요 너구리나 따라 하다 어른이 되는 거라면 8월이 저 혼자 새끼를 낳았어요 엄마도 나를 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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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커버스토리 2026년 4월호
문장웹진 2026년 4월호 목차 구분 작가 제목 시 권라율 심상보 씨의 일 판타지 김남주 기면일기 타래의 마리 김유진 움직임의 조각화 무기화 수업 박은우 너구리 게임 셰어 하우스 성유림 여름 방학 혜화동 유주연 트웜블리 시소러스 이형초 실명 천성 단편소설 김은 달과 자라 박진호 완벽한 이야기 신종원 끝나지 않는 카마린스카야 이서아 콧노래를 불러줘 평론 박서양 (연재) 부패하는 기억의 공간 ― 김인숙의 『자작나무 숲』과 쓰레기의 정치학 윤옥재 비평하는 나 이융희 ‘남성/여성 + -향’이라는 함정 기획 문장웹진 다시읽기 최예솔 우리가 만든 유령들 ― 김종옥 「유령의 집」(2014년 2월호 수록) 편집위원 기획 ‘작가들의 필명’ 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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