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1)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문학의 미래보다 현실의 우리를
“재현에 대한 탐구가 재현에 대한 실패를 가져왔”으며 나아가 “‘대중적인 것’의 형질 변화를 유도”하지 못했다는 백지은의 결론은 현 시점의 문학이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가와 관련하여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물론 백지은이 말하는 “재현 너머”를 의식하는 문학, “언어적 상상력”에 천착해 대중과의 접점을 상실한 문학을, 조강석이 말하는 ‘재현적 논리’보다 ‘미학적 논리’에 더 집중하는 문학으로 곧장 등치시킬 수는 없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의 한국 문단이라는 특수한 맥락 안에서라면 이는 반드시 불가능한 등식도 아니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영향과 영향들
백지은은 "어떤 것이 무능한가가 아니라 어째서 무능한가를 물어야 한다."고 물음으로써 문제의식을 확장한다(백지은, <'K문학/비평의 종말'에 대한 단상(들)>, 《문장 웹진》 2017년 2월 1일, https://webzine.munjang.or.kr/archives/15136). 3) 오혜진, <퇴행의 시대와 'K문학/비평'의 종말>, 《문화/과학》 2016년 봄호, 105쪽. 4) 오혜진은 한 문예지 대담에서 문학(장)에서의 '재현'이 가져오는 자연화의 심각성을 경계하고, 비평적 개입을 통한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재현'은 불가피하게 현실을 자연화 하는 효과를 지닙니다. '여성혐오 작품이 싫으면 네가 안 읽으면 되잖아' 이렇게 말하고 끝낼 수 없다는 거예요. 여성혐오 텍스트는 여성혐오를 현실의 일부로 계속 재생산하니까요. 그건 분명 강력한 비평적 개입을 요합니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되기’의 움직임, 도정에의 소설
백지은의 말을 빌려 “현실적으로 새롭게 일깨워진 삶의 감각”5)이야말로, 페미니즘 소설을 읽는 독자들에게는 ‘미지의 것’이 아니었을까. 2) 고봉준, 「다른 목소리들」, 《문학3》, 2018년 2호. 32쪽. 3) 오길영, 「페미니즘 소설의 몇 가지 양상 ― 조남주, 강화길, 김혜진의 소설을 읽고」, 《황해문화》, 2018년 봄호. 336~337쪽. 4) 황현경, 「소설이라는 형식 ― 요즘 소설 감상기」, 《문학동네》, 2018년 봄호. 445쪽. 5) 백지은, 「텍스트를 읽는 것과 삶을 읽는 것은 다르지 않다」, 《독자—공동체: 문학과사회 하이픈》, 2018년 여름호. 16쪽. 그렇게 ‘새롭게 일깨워진 삶의 감각’이 일련의 사회적 사건들을 지나며 더욱 예민한 감각으로 변모하고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체감하지 못한 이는 없을 것이다. 글의 서두에 언급한 독자 대상의 투표 또한 그러한 반응의 결과로 이해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