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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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 배수연 너는 현대미술을 하기로 한다 청소하던 엄마가 화를 내면서 단추며 리본이 든 상자를 몽땅 버리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단추와 리본이라니, 벌써 절반은 완성된 기분이다 너는 현대무용을 하기로 한다 몸이 있어 좋은 게 무엇인지 알고 싶다고 첫 수업시간에 이야기 한다 선생님이 가져온 교재는 제인 오스틴의 『말과 행위』인데 삼십분은 스트레칭을 나머지 한 시간 반은 토론을 해야 했다 수강생중엔 10년차 안무가도 있다 너만큼 수업에 수줍은 사람으로 너는 그의 공연을 본 적도 있다 그는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다 시인님, 다음에 또 봬요! 너는 시를 쓰기로 한다 단추와 리본, 무용 수업으로? 걷고 또 걷는다 광인은 허공에 손가락질을 하네 자기 팔꿈치로 눈을 찌르고 잠자리 날개에 입을 맞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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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봬요. 《문장웹진 2022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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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봬요. 암전. 3장.거실에 차려진 제사상. 유리는 오늘도 가방을 메고 있다. 유리는 새리의 방 앞에 앉아 있다. 유리 새리야…… 이번 제사도 나 혼자 지내? 대답이 없는 새리. 유리 새리야…… 내가 힘들게 제사상도 차렸어……. 나와서 절이라도 해. 아님 밥이라도 같이 먹자……. 새리 난 오늘이 정말 싫어. 유리 새리야…… 오늘 너랑 같이 보내고 싶은데…… 같이 밥도 먹고…… 얘기도 하고……. 새리 언니 설마……. 유리 어? 새리 지금 언니 생일 축하받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니지? 유리 어! 아니야! 아니야! 새리 지금 언니 생일인 거 은근히 티내고 있잖아. 유리 아니야! 내가 그렇게 염치없는 인간은 아니야. 내 생일 초 때문에 엄마 아빠가 죽고 너도 이렇게 됐는데……. 내가 생일 같은 거를 챙기면 사람도 아니지……. 새리 안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