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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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새해
새해 권민경 어떤 사람의 해가 뜨는 동안 어떤 사람의 해는 진다 믿기지 않아 태어난 진 너무 오래되었고 죽을 나를 나는 모르고 시작과 끝은 외부의 힘에 의해 결정되는데 자전 공전 심술 난 이공계생 인생의 목표가 겨우 교수라니 넘 시시하지 않니? 깔깔 웃고 흩어진다 심술 난 수료자들 동짓날 가장 사랑하는 교수님께 편질 쓴다 선생님 선생님 때문에 시인이 되었습니다 시인 되었? 습니다 겨울의 달처럼 떠 있는데 언제 지는 건지 다시 떠야 하는지 좀처럼 알 수가 없습니다 교수님도 모를 것이다 아는 척하는 사람들 틈에서 나는 뭘 믿어야 하지? 다 믿기질 않는데 해가 뜨고 진다는 것도 아기가 죽고 신이 있다는 것도 엄마아빠의 자식이며 나 자신의 몸을 움직이는 게 내 영혼이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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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커버스토리 2월호 측량과 측정-지도제작자와 시계수리공
「농담」에서 장엄하지만 어지럽게 이어지던 1인칭 화자의 진술은 「벚꽃 새해」의 간결한 3인칭으로 바뀌었고,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과 진술을 통해 사유를 주도하던 「농담」 주인공의 역할은 「벚꽃 새해」에서 성진과 황학동 시계방 노인으로 분할되어 명확한 사건의 진행과 함께 보다 알기 쉬운 행동과 대화로 전달된다. 「농담」과 「벚꽃 새해」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 ‘나’와 ‘성진’은 모두 자신의 삶이 어느 순간 그들이 바라던 인생의 행로에서 크게 벗어났다는 절망감을 공통적으로 토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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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세목이 사라진 자리
의도적인지 아니면 우연한 기억의 혼선을 통해 만들어진 것인지 분명하게 말할 순 없지만, 「벚꽃 새해」의 ‘얼룩’은 하나의 단편을 읽고 해석하려는 고정된 시선과 대상 사이에 존재하며, 독자의 정상적인 응시를 교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벚꽃 새해」를 통해 ‘얼룩’에 대해 분명하게 말할 수 없다면, 정반대로 ‘얼룩’을 통해 「벚꽃 새해」를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떨까. 독자가 반드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오히려 ‘얼룩’이며, 이것이 「벚꽃 새해」에 담긴 작가의 메시지 그 자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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