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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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모멸의 무대와 배역들 - 장류진, 최은영, 강화길의 소설
[문학 리뷰(소설)] 모멸의 무대와 배역들- 장류진, 최은영, 강화길의 소설 김요섭 이기호의 단편 「최미진은 어디로」는 모멸감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설의 서술자이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기호'는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그의 책을 떨이로 내놓은 판매자를 만나기 위해서 직거래를 신청한다. 판매자인 '제임스 셔터내려'가 덧붙인 설명("이기호/병맛 소설, 갈수록 더 한심해지는, 꼴에 저자 사인본"1))에 느낀 모욕감 때문이다. 직거래에서 '제임스 셔터내려'는 이기호를 알아보고, 그 앞에서 고개 숙인 채 변명과 사과를 늘어놓다가 도망치듯 떠난다. 그 밤, 술에 취한 '제임스 셔터내려'가 이기호에게 전화한다. 1) 이기호, 「최미진은 어디로」,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오빠 강민호』, 문학동네, 201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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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존재의 영역으로부터 죽음을 몰아내는 천야일화(千夜一話), 박상륭 소설 읽기
소설 자체가 아니라, 소설에 주석을 달기 위한 독서가 횡행한다. 일단 박상륭 소설을 잘 읽기 위해서는, 박상륭이 40여 년이 넘도록 오직 “한 작품만을 쓰고 있다2)”는 지적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천일야화』를 패러디한 그의 단편 제목처럼, 박상륭은 ‘千夜一話’를 쓰는 중이다. 천 하루 동안 천 한 개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천일야화’가 아니라, 천 일 동안에도 이야기는 하나뿐이라는 ‘천야일화’이다. 1973년까지 쓴 31편의 중단편들은 낱낱의 분산태였다가, 1975년 『죽음의 한 연구』에 이르러 하나의 완성태로 집약 되는가 했더니, 1994년 『칠조어론』에서는 완성태를 넘어서는 초월태의 경지를 보이고, 1999년 『평심』에서 2008년 『잡설품』까지는 지난 작품들을 주해?부연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이와 같이 하나의 일관된 주제 의식을 견지하면서 유사한 방법론으로 창작을 계속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작품들은 각각 일정한 미학적인 개성을 창출하는 괴력을 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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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독자모임 - 책방곡곡 제주 시옷서점 2편 - 우리가 맞닥뜨리는 세계의 소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이 몸은 고양이야』 같 사소설 느낌이 있었고, 조지 오웰의 소설 『카탈로니아 찬가』의 소설을 대하는 방식이 비슷하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홍임정 소설가는 탈북한 사람들을 취재해서 소설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앞으로도 기대가 됩니다. 허유미 : 외부에서 내부를 보는 눈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부에서 내부를 볼 수 없잖아요. 소설가는 외부에서 내부를 볼 수 있어야 하는데, 홍임정 소설가는 제주라는 외부에서 지나온 삶과 같은 자신의 내부를 들여다보고 있어서 소설을 흥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사진이 삶의 실패와 좌절이 있어서 날카롭고 거센 문장이 있을 수 있는데 외부에서 내부를 보았기에 담담하게 표현한 것 같습니다. 표제작인 단편 「먼 데서 오는 것들」을 보면, 롤랑 바르트의 책 『밝은 방』에 나오는 말을 언급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