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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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가시 돋친 말
가시 돋친 말 손세실리아 사막에서 수백 년을 산다는 연성각 선인장 전시관에 옮겨와 수난입니다 연인들이 남기고 간 사랑의 서약 4각의 릉면마다 빡빡한데요 공들인 구애일수록 치명적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음을 나로 인하여 오래 울음 우는 이 있음을 병세 위중한 사막나무에게서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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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문전성시
문전성시 손세실리아 해안가 마을길에 찻집을 차린 지 달포 발길 뜸하리란 예상 뒤엎고 성업이다 좀먹어 심하게 얽은 싸리나무 탁자 마당 정중앙에 버텨 앉은 맷돌상 바다정원의 화산암 테이블 좀처럼 빌 틈 없다 만석이다 기별 없는 당신을 대신해 떼로 몰려와 종일 죽치다 가는 눈먼 보리숭어 귀 밝은 방게 아기 보말 남방노랑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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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1달러
1달러 손세실리아 캄보디아 똔레쌉 호수엔 고무대야 쪽배 삼아 탁류를 종횡무진하는 아이들 삽니다 서행중인 관광보트 꽁무니 뒤따르며 바나나 완딸라 팔찌 완딸라 초상료 완따라 애걸하기도 하고 씨알 안 먹힌다 싶으면 부러 기우뚱 물속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되올라 타는 곡예도 서슴지 않습니다 예쁜 언니 제발 완딸라 응? 절박합니다 막무가냅니다 물건은 사 주되 적선은 삼가라는 말 배부른 소립니다 배곯아 본 적 없어서 하는 말입니다 br /> 물 위의 집으로 돌아가는 소년 선장의 눈시울 수평선 저녁놀보다 붉은 걸 보니 오늘은 아무래도 공쳤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