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시는 느낌의 현재에서 문득 출발하는 것
이문구, 조태일, 송기원 등이 모두 그런 인물입니다. 박형준 : 좋은 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시영 : 좋은 시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유종호 선생의 ‘각자의 방식대로 좋은 것이다’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반복해서 읽을 수 있는 현대문학 양식은 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 반복은 리듬에서 오는 것이겠지요. 각 시마다 시인의 호흡이 행간에 스며서 이루어지는 것이 리듬이라고 생각합니다. 박형준 : 선생님께서는 “시심(詩心)이란 침묵, 나아가서는 ‘함묵의 큰 질서’를 자아와 세계 속에서 발견하는 것”이라고 하셨는데요? 함묵의 큰 질서가 뭘까요? 이시영 : 저는 이용악의 「북쪽」이란 시를 좋아하는데요, 북쪽은 고향 그 북쪽은 여인(女人)이 팔려간 나라 머언 산맥(山脈)에 바람이 얼어붙을 때 다시 풀릴 때 시름 많은 북쪽 하늘에 마음은 눈감을 줄 모른다 여섯 행의 짧은 시에 함경도를 고향으로 둔 망향의 정서와 고향에 대한 간절함이 담겨 있습니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2006년 시단의 결산과 전망
강은교의 『초록 거미의 사랑』을 비롯해서 고은 『만인보』21~23, 황동규 『꽃의 고요』, 마종기 『우리는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김지하 『새벽강』, 『비단길』, 오세영 『문 열어라 하늘아』, 이하석 『것들』, 나태주 『물고기와 만나다』, 문인수 『쉬』, 이기철 『정오의 순례』, 김승희 『냄비는 둥둥』, 송기원 『단 한번 보지 못한 내 꽃들』, 한영옥 『아늑한 얼굴』, 고형렬 『밤 미시령』, 하종오 『지옥처럼 낯선』, 김사인 『가만히 좋아하는』, 강세환 『상계동 11월 은행나무』, 김용택 『그래서 당신』, 도종환 『해인으로 가는 길』,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 김정환 『레닌의 노래』 등이 눈에 띄는 시집들이다. 그 중에서도 특기할 만한 것은 그동안 소강상태에 있던 80년대의 중요한 리얼리즘 시인들이 시집을 발간했다는 점이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소걸음으로 지나온 60년, 탈향에서 귀향까지
그 후에도 또 원주경찰서 유치장에서 김종철, 이부영, 국회의장 하던 임채정, 송기원 등이 열흘 구류를 살고. YWCA 사건 때는 마포에서 또 열흘 구류 살고. 그런 식으로 쭉. 그때는 집 앞에 담당형사가 늘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때 와 있던 형사가 충주사람인데 얼마 전에 산에서 만나니 반가워하더라고. 김이은 문학인으로서 책임의식을 느끼고 현실을 외면할 수 없어서 직접 뛰어들었다고 말씀 하셨는데요. 선생님 작품들은 선생님이 체험하신 것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선생님 문학에서 체험과 문학의 관계는 어떤 것인지 말씀해주세요. 이호철 아까도 말했듯, 문학은 그 작가의 삶의 연장선에 있다고 보는데, 깊이 들여다보면 모든 작가에 예외가 없어요. 셰익스피어나 빅토르 위고, 괴테는 물론 도스프예스키, 톨스토이 등도 다 마찬가지죠. 톨스토이의『전쟁과 평화』나『안나카레리나』 혹은 도스토예프스키 소설들도 굉장히 픽션이 강하지만 자기 삶의 연장으로 쓴 소설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