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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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램프
램프 송승언 우리들의 마음속에 잿더미가 쌓여 있다. 이것이 나의 생각이다. 나는 생각을 헤쳐 나간다. 램프를 들고. 흔들리는 램프 안에 불이 흔들린다. 이것이 너의 표정이다. 너의 표정은 죽어가는 사람의 숨결처럼 아득하게 퍼져 나간다. 램프를 들고 복도의 잿더미를 헤쳐 나가면 잿더미의 복도에서 램프를 들고 다가오는 사람. 그는 나에게 비어 있는 한 손을 내민다. 악수할 수 없는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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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비실감
비실감 송승언 봄이었고, 일곱 살이었다 소풍 생각에 들떠 있었다 꽃을 처음 본 것도 그때였다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멀미를 참으려, 흔들리는 풍경을 따라 흔들리는 눈이 애써 매달리던 도로변의 꽃들 흘러가던 꽃들 이전의 꽃들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때 매스꺼웠다 그 꽃이 금방 시들어버릴 것이라는 걸 알았다 일곱 살인 내가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처음 기도했다 하나님, 그래도 나는 안 죽으면 안 될까? 나는 안 될까? 짝꿍 옆에서 제발 토하지 않게 해달라고 덧붙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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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쓰레기 줍기
쓰레기 줍기 송승언 앞서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는 항상 나중이었고 따라가며 주웠다 쓰고 남은 것들 쓰다 버린 것들 쓰지 않은 것들 넓은 곳에서 쉴 때마다 먼저 본 것들을 이야기했다 나는 주로 듣는 쪽이었고 공중에 떠오르는 흰 것을 보며 봉투에 담긴 것들의 처지를 생각했다 썩고 싶어도 마음 같지 못해 나보다 오래 남아 있을 것들 그런데 꿈틀거린다, 봉투 속에서 아직 남아 있던 꿈들이 손을 더럽혀 가며 처리하고 나니 또 먼저들 가고 없다 따라가며 줍는다 누가 쓰다 만 것들 누가 쓰려 한 것들 끝내 쓰지 못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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