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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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연속좌담 ‘창작, 노동’ 1차 〈부업이 있는 작가, 본업이 있는 작가〉
(웃음) 신이인 : 저는 전업 작가로 살진 않을 것 같습니다. 아까 윤치규 작가님이 산에 대한 비유를 해주셨는데 저는 정상에 올라가고 싶거든요. 저는 정상에 올라가고 싶어요. 말하자면 좋은 작가가 되고 싶은데. 다른 분들은 아마 쓰는 일에 있어서, 소설 같은 경우 엉덩이 싸움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고, 제가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렇게 추측하고 있어요. 시는 사실 이것도 시인마다 다르지만 저는 쓰면 한 번에 쓰고 그렇게 오래 시간을 들이지 않아요. 김희선 : 한 번에 쓴다는 게 몇 편을 한 번에 쓰시나요? 신이인 : 빨리 쓰면 한 시간? 정도 초고 훅 쓰고, 나중에 다시 보고 이상이 없으면 이대로 픽스하거든요. 이상이 있어? 그러면 고치지만. 흐름 자체를 아예 뜯어고치기보다는 사소한 표현들이나 더 나은 표현들을 찾아서 2차 수정하는 데 시간을 쓰는 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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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투성이
투성이 신이인 여기 뭐 묻었어요 모르는 사람이 제 팔을 낚아채고 가리키면서 일러주었습니다 팔이… 간호사가 주사를 놓으려다가 입을 다물었습니다 멍이야? 타투야? 무슨 뜻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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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세차장과 폐차장
세차장과 폐차장 신이인 새 것이 필요했는지도 모르지 어둠 속에 앉아서 내가 왜 지루했는지 심해 생물처럼 덤덤했는지 도대체 뭘 더 알고자 했는지에 대해 천착하는 일은 멀쩡한 접시를 벽에 던져 부쉈을 때의 희열과 낭패 찌릿한 안타까움 그 행동이 실은 욕심에 의한 것이었다는 수치심을 불러일으켰는데 나는 이보다 더한 것을 깨닫게 될까 두려워 차 안에서 나오지 않기를 결심했다 엔진이 낡은 자동차 더는 옛날처럼 성내지 않는 자동차 크게 사고 난 적 없어 아직 내 것이나 겨우 이런 것이 내 것이라니 고속도로에서 문을 열고 뛰어내리거나 더 마음에 들지 않는 차에 갖다 박아버리고 싶기도 했던 엔진이 낡은 자동차 하나 너는 그 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어 으레 연인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어린애들이 그렇듯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고 인생에 단 한 병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