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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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기계 신이 있었다
기계 신이 있었다 신진용 우리 둘 다 결국에는 신의 죽음을 견뎌 내지 못할 거라는 걸 너도 알고 나도 알았다 차라리 빨리 자살하는 게 나을 것 같아 네가 그렇게 말할 때마다 나는 너무 겁이 나고 슬퍼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먼저 자살했구나 기계 너의 말투는 기계적이었지만 기분 탓인지 묘하게 책망하는 것처럼 들렸다 너도 자살하고 기계에 백업된 거잖아 네가 먼저 자살해서 나도 죽은 거야 거짓말 빨리 자살하는 게 낫겠다고 맨날 그랬으면서 둘 다 똑같은 기계음으로 말하니까 기계 하나가 혼잣말하는 것처럼 들렸고 좀 이상했다 나만 놔두고 죽어 버렸으면서 뭐가 그리 당당한지 모르겠네 그래서 기계 나를 백업해 두고 죽은 거야 나도 그래서 기계 나를 백업해 둔 거야 그러니까 내가 안 죽었어도 죽으려고 했다는 거네 사실 나나 신이랑은 상관없이 죽고 싶어 했던 거 아니니 뭐라고 신이 안 죽었어도 죽고 싶었을 거지 맞지 이쯤 하니까 정말 기계 하나가 입력된 텍스트를 줄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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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커버스토리 2026년 1월호
- 문장웹진 편집위원 윤재민 평론가 외 편집위원 일동 2026년 1월호 표지 그림 <새해돋이> ⓒ 피츠(pits) 문장웹진 2026년 1월호 목차 분야 작가 제목 시 최두석 고라니 두루미 보듯 뱁새와 황새 임어지니 섬망과 섬광 가호 김기숙 피정식탁 영원히 방성인 꽃이 시들지 않는 동안 / 고라니 욕탕 고민형 거위 뒤의 오리 즐거운 책무 신진용 기계 신이 있었다 기계 천사들이 있었다 정우신 호랑 산책 음악 —손병걸 시인께 단편소설 신연선 늦은 오후의 일 김채원 태양에서 멀리 진연주 잊고 있고 잇는 박현옥 겨울 산을 오르고 평론 류수연 (연재) K-컬처와 한국이라는 스토리텔링3 김서라 등 돌린 김은자 마리아의 이미지와 무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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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천사들이 있었다1)* 신진용 1 너랑 같이 산책하다가 유기 기계 천사들을 봤다 쟤 좀 봐 날개도 후광도 아무것도 없어 그러게 너무 안됐다 불쌍해 혹시 지금 신앙 좀 가지고 있니 있으면 그거라도 주면 좋을 것 같다 없었다 그래서 집에 가서 남는 신앙을 가지고 다시 나왔다 아까는 안 보였던 공원 관리원 기계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기계 천사들이 스스로 신앙을 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기계 천사들이 스스로 신앙을 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관리원 기계는 반복하면서 기계 천사들에게 발길질을 해 댔다 아직 날개가 남은 기계 천사들은 날아서 도망쳤고 날개가 없는 기계 천사들은 걸어서 도망가다 맞았다 부서졌다 관리원 기계한테 물어봤다 기계 천사들이 스스로 신앙을 구할 수 있나요 그래야만 하죠 2 그래서 구할 수 있다는 거야 없다는 거야 우리는 가지고 나온 신앙이 아까워서 어쨌든 주고 가기로 했다 공원 한쪽 구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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