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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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용사
용사 박연 쌀떡 한 덩어리가 언덕에서 굴러떨어진다 횃불을 감추고 빈 항아리를 들고 떨어지는 쌀떡을 줍기 위해 뛰었다 발을 헛디뎌 똥통에 발이 빠질 때마다 잇새로 웃음이 샜다 불씨를 만들기 위해 나뭇가지 끝을 뾰족하게 깎다가 손바닥에 잔가시가 박혔다 발 앞에 빛나는 바늘이 쌓인다 바늘을 들어 쓴다 나는 어려서부터 용사임이라1) 초가집에 아기 우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는데 어른들은 태연했다 오래전 죽은 네 언니가 있어 살아있는 아를 질투하나 보다 깎은 나뭇가지를 나무판에 대고 비벼 재를 만들었다 불씨가 생기기도 전에 기침이 새어 나왔다 저녁 풀숲 사이 개구리 울기 시작하면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점점 커다래지는 파문 날카롭게 벼른 선단을 발톱으로 두른 채 뚫린 창호지에 귀를 댔다 나를 위협하는 건 오직 나의 빛나는 이빨뿐이니 오만만이 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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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커버스토리 2026년 3월호
놀이 박설희 뒤집다 배후 이근화 백조가 지우는 것 미래의 킥 심민아 사람의 두겁 일상적인 예의범절의 문제 여한솔 서울 순례 명상을 시도하다 쓰는 시 김혜순 베들레헴 크리스마스 인노첸시오 8세의 불멸 박형준 완화계 핸드폰 단편소설 단편소설 이종산 길 위에 사는 개 임수지 우주의 영향 아래 안종성 서브리미널 백가흠 그 해 겨울은 내게 평론 평론 안세진 반복되는 세계에서 살아남기 ㅡ 김엄지론 송현진 방의 병리학 ㅡ 유선혜와 차현준의 시를 중심으로 박서양 (연재) 부패하는 기억의 공간 ㅡ 『자작나무 숲』과 쓰레기의 정치학 기획 문장웹진 다시읽기 현재 다 한때 ㅡ 「리 반 클리프」(2013년 1월호 수록) 편집위원 기획 ‘문학, 음악’ 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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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아동청소년문학 있잖아
있잖아아 하고 아를 길게 끌어 말한 다음에 첫 마디가 나올 때까지 어찌나 오래 걸리는지 다들 수현이 이야기를 다 듣기도 전에 가 버려. 엄마는 “응, 그래그래” 하면서 자기 일만 하고 아빠도 엄마한테 말하라고 해. 수현이가 중학생인 형한테 말이라도 걸려고 하면 형은 말하기도 전에 “아, 시끄러!” 하고는 방문을 쾅 닫아 버려. 수현이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자리에 앉았어. 그날 수현이는 수업도 잘 듣고, 학교 끝나고 한자 방과 후도 했어. 하지만 이상하게 하루 종일 뭔가 간질거리는 느낌은 없어지지 않았어. 그대로였지. 수현이는 가슴속도 간질간질했어. 오늘 아침에 알게 된 엄청난 일을 말하고 싶은데, 말할 사람이 없었어. 수현이는 조용히 말해 봤어. “있잖아아, 나 오늘···” 학교 끝나고 교문을 나와서는 미술 학원에도 갔어. 그다음에는 옆에 있는 무인 가게 아이스크림점에도 들렀지. 다음에 줄 고양이 간식도 새로운 연어 맛으로 하나 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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