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지도에 없는 집에서
지도에 없는 집에서 아타세벤 파덴 우리는 서재를 합쳤습니다 밤이든 낮이든 문을 항상 지키는 사람이 있었기에 더 밝은 빛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아직 읽지 않은 책을 좋아한다고 그가 말했습니다 전투기가 날아가는 동안 눈 내린 적이 없었지만 율마가 말라갔습니다 연락을 기다리지 않아도 점심이나 저녁 혹은 이른 아침이나 새벽 때가 되면 그가 돌아왔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매일 밥 먹을 거예요 물었습니다 없는 전쟁을 매일 준비하는 그는 머리를 끄떡였습니다 서로를 낳느라 갇혀 살기도 했습니다 틈만 나면 비행기 추락 다큐를 틀었습니다 나가자고 할 때면 눈꺼풀에 졸음이 앉았습니다 나는 누텔라를 숟가락으로 파먹는 동안 그는 젤리곰 한 마리를 내일을 위해 아꼈습니다 갈라지지 않는 잎을 자르기로 했습니다 같이 밤을 새우고 나면 태어나지도 않은 국가를 지키는 것 같았습니다 지도에 없는 집에서 잠시 그와 함께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자꾸 긁히는 사이
자꾸 긁히는 사이 아타세벤 파덴 손 시린 날 역 근처를 헤매다가 툭 하면 끊어진 머리카락처럼 우리는 어디선가 만난 적이 있다 함께 하는 행동에 늘 석류알 같은 다짐이 필요했지만 때로는 네가 찾아오고 때로는 내가 찾아갔다 흰 셔츠를 입고 잠이 들어도 나무는 한쪽으로만 기울어졌다 너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 하나씩 형체를 잃어 가고 배게 깊숙이 스며들었다 물에 들어가기 전에 숨이 찼다 겹겹이 무너진 외벽 틈으로 서로에게 내민 손이 거미줄에 걸렸다 우리는 이대로가 괜찮다고 말한 적이 없는데 귓가에서 속삭이는 말들은 단지 오해를 불러일으킬 뿐 나는 혓바닥 위에 돋아난 초록을 보여 주지 않을 생각 깔리거나 차이거나 칼을 든 사람이 우리보다 먼저 일어나기에 눈 감아야 나타나는 반짝이들처럼 우리는 서로를 씻어 준 적이 없어서 그 어디서도 마주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목이 마르고 너는 아무것도 모르고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