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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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홍조
홍조 안수현 석류알을 떼어 나누어 주다가 아주 조금 서둘렀을 뿐인데 손톱에 베인 낱알이 피를 흘렸다 뱀에 물린 상처에서 독을 빨아내듯이 입술을 갖다 대었다 그런데 깊은 마음 한 알이 통째로 들어왔다 생각보다 단단하고 시큼해서 뱉고 싶었다 그이도 도망치고 싶어 하는 듯했다 석류알 혼자서는 말을 할 줄 모르고 입에 무언가 넣고서는 나도 말을 할 줄 모르고 좋아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하는 법도 불편한 걸 불편하다고 알아차리는 법도 모르는데 심장 깊은 곳에서 진심이 으깨어질 때까지 오래도록 괴롭힐 수밖에 없는, 터뜨리기 전까지는 저 스스로도 도대체가 무슨 의미인지 알 수가 없는 그런 말 한마디가 있다 서운해할 것 없잖아, 원망할 자격도 없잖아, 내맡기고 기대한 건 나잖아, 이제 아무 말도 안 할 거야 아무리 참으려 해도 서서히 온몸이 붉게 물들어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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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초과근무
초과근무 안수현 가난해야 시가 써진다는 옛말이 있다 “최근 운동량 부족과 야근, 야식 등의 생활 습관이 누적되면서 배와 허리 부분에 체지방이 집중으로 축적되는 ‘복부비만’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몸무게로 나타나는 비만보다 복부에 지방이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복부비만이 더 위험하다고 경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