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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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나는 사내를 낳는다
나는 사내를 낳는다 안주철 일을 끝내고 바로 집으로 돌아가 방구석에 쭈그리고 앉아서 운다. 내가 가득 채워질 때까지 딱히 할 일이 없어서 딱히 만날 사람도 없어서 울어야 할 일도 울지 말아야 할 일도 확인이 되지 않는 사내가 될 때까지 울다 지치면 밥을 먹으러 간다. 슬리퍼를 끌고 발 냄새를 한 마리 데리고 우는 사내는 그대로 빈방에 두고 밥을 사먹으러 간다. 오늘도 눈물을 흘린 보람이 있었다. 떨리는 눈 밑 주름을 따라 만족이 밀려온다. 빈방에 또 한 사내를 낳았다. 어제처럼 또 밥을 굶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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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형은 어느 날 누나가 되어 돌아왔다
형은 어느 날 누나가 되어 돌아왔다 안주철 형은 어느 날 누나가 되어 돌아왔다. 형의 얼굴을 만져 보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누나의 가슴이 먼저 내 가슴을 밀치며 들어왔다. 순식간에 형을 부르면 누나가 돌아본다. 형이 저렇게 야했었나? 다시 누나라고 고쳐 부르고 나는 웃는다. 형은 울지 않았다. 누나가 되어서도 형은 어느 날 누나가 되어 돌아왔다. 저렇게 야한 형은 처음이다. 형과 누나를 동시에 떠올리면서 수음을 했다. 형에게 미안하지 않았다. 누나의 등을 보면 등줄기처럼 안고 싶다. 누나가 거울을 들여다볼 때마다 거울 속에서 형이 기어 나올 것 같아서 자주 눈을 감는다. 눈을 감을 때마다 누나가 형을 벗으며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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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문학신간리뷰] 살, 삶, 사라짐 그리고 사랑
사라짐에 처한 운명은 비극적이지만, 안주철 시의 독특성은 그러한 비극성 속에서도 유머와 사랑이 함께한다는 점에 있다. 그래도 나는 아내에게 말한다. 다음 생엔 이번 생을 까맣게 잊게 해줄게. 아내는 눈물을 문지른 손등같이 웃으며 말한다. 오늘 급식은 여기까지 - 「다음 생에 할 일들」 중에서 이번 생에서는 차마 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혼자만의 힘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 사회의 계층 구조가 공고해진 오늘날의 현실에서 한 개인이 이루어내지 못할 일이란 건 대개 물질적인 소유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물질적인 소유라 일컬었지만, 이는 비단 물질에만 작용하는 게 아니라 마음의 상태에도 함께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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