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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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비평 원초적 공간을 걷는 감각적 주체-안희연의 시
안희연은 공통적인 것으로부터 분할된 자기 몫을 원초적 공간에서 찾는다. 오로지 감각적 주체가 되는 것만이 사물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길이라 믿는다. 따라서 문학에 대한 욕구로 초현실적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배타적 몫을 챙기는 데 열중한다. 안희연에게 시 쓰기는 현상의 내면으로 파고드는 일이다. 시인은 현실에서 재현할 수 없는 것들을 원초적 열정으로 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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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리뷰] 월간 〈읽는 극장〉 3회 - 우리가 그‘여름’으로부터 배운 것
(안희연) “범인으로 지목된 그 사람한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보면 과거에 있었던 일들이 그 사람만의 일이 아닌, 어떤 사회적인 이슈랑 연결되는 부분들도 있고,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가시화되지는 않지만 늘 품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내용들도 좀 찾아서 보이기도 하고….” (양경언) 왼쪽부터 안희연(시인), 양경언(진행자/문학평론가) 청소년들이 겪는 불안과 공포, 분열과 같은 역동적인 감정을 그려내며, 고통을 피하지 않고 부딪히는 과정에서 성장을 이야기합니다. 고통과 욕망 속 분열된 인물을 어떤 식으로 바라보아야 하는지, 그 고민 속에서 ‘다른 여름’에 대한 상상의 실재적 의미를 찾아가는 연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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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21세기 뷰티풀 엑스라는 변종들
안희연의 시도 아름다운 최후의 그 지점이 주는 고립과 불가항력의 사태를 환기한다. 안희연이 감지하는 세계는 인간이 견딜 수 있는 끔찍한 것의 시초마저 한참을 초과하는, 끔찍한 것조차 무의미하게 되는 세계의 지점에서 시작한다. "바다 밑바닥은 생각보다 아늑해. 이곳엔 두 눈을 멀게 하는 태양도 늑대들의 울부짖음도 없고/ 발바닥을 간지럽히는 물의 감촉, 꿈인 듯 꿈 아닌 듯. 이렇게 가지런히 누워 흔들리고 있으면 구원을 기다리는 일 따윈 하지 않게 돼."(「슬리핑백」) 빛의 점멸 구간이 시작되는 어둔 심연의 지점처럼, 애초부터 심해에 살고 있기에 어둠마저 무의미해지는 심해어의 삶처럼. 어둠에 익숙해져 무의미해진 세계를 감지하는 존재처럼 말이다. "소리란 애초에 삼켜질 운명을 지닌 것"(「피아노의 병」)임을 아는 자는 언제부턴가 구원을 기다리지 않는다. 긴 호흡의 문장들로 화려하게 늘어지는 양안다의 언어와는 달리, 안희연의 언어는 분명한 호흡으로 무겁게 침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