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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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사나이와 사보이
앞으로는 당신이 아는 주소 끝에 사진을 받아 볼 내가 없다는 사실을 알립니다. 나는 이제부터 절대로 당신을 만나지 않는 여행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슬퍼하지 마세요. 나만은 당신이 어디 있는지 압니다. 당신이 얼마나 멋진 일을 하고 있는지. 나는 추호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사보이로부터 편지를 부친 나는 반듯한 모자를 쓴 이와 긴 여행을 떠났습니다. 낮은 언덕들이 보이야, 보이야, 하고 소리쳐 불렀습니다. 나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불태운 사진들이 아쉬워 눈물이 흘렀고 당황한 동행이 반듯한 모자를 벗어 눈물을 닦아 주었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다시 구겨진 모자를 쓴 이와 낮은 언덕을 넘고 또 넘습니다. 더 높은 언덕, 험준하고 아찔한 언덕을 맞닥뜨려도 나와 동행은 망설임 없이 넘을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사나이의 주소를 기억하는 한, 성실한 나의 동행이 아름다운 피자를 되찾는 일은 없을 겁니다. 내게 가장 무서운 것은 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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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글티너 입시&진로 가이드]서울대 국어국문학과 재학생 인터뷰 편
본 인터뷰는 글틴 웹진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미리 알립니다.) ▷ 국문과 인터뷰 10문 10답 Q_1. 어떻게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하게 되었나요? A. 우선 문학이나 학문의 기초가 되는 인문학을 토대로 배운다면 인간에 대해서 생각을 깊게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뿐만 아니라 문학을 통해 사회의 이면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제가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Q_2. 국문과에 들어오기 전 예상했던 분위기, 커리큘럼 등과 다른 점이 있다면요? A. 처음엔 문학수업에 들어가면 고등학교 때처럼 작품에 대해서 선생님이 해설해 주는 것을 배운다고만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대학에 와서 문학 수업을 들어 보면 현재 국어국문학의 동향과 같은 학자들이 논쟁하고 있는 것을 공부하고, 공부하는 것이 교수님이 직접 연구하고 계신 것이기 때문에 보다 심도 있게 배울 수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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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시·시조 「국경의 밤」 외 6편
국경의 밤* 권현지 아주 무더운 날들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파트리샤가 커피 교실에서 받아온 생두는 석 달 만에 푸른 잎사귀를 피워냈습니다 전염병에 걸린 내가 자가 치료하는 동안 새싹은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며칠 뒤에 발견한 나는 푸른 잎사귀의 수고스러움에 대하여, 뭉뚝해져 가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는 중입니다 격리를 마치고 오후엔 영화관에 갑니다 도착한 빈 화면에는 검은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놀이공원, 곤돌라를 타고 회전하는 즐거운 웃음소리로 영화는 곧 시작을 알립니다 청년 조지가 밤새 키운 사육장의 말 닉은 테마파크 한편에 잠시, 증여되어 있습니다 얼른 데리러 오겠다며 말의 긴 콧등에 키스하며 떠나는 조지의 뒷모습 말뚝에 묶여 긴장된 말의 다리가 점점 팽팽해집니다 가지런히 곤두선 털들이 주인의 사랑을 증명합니다 화면 가득, 평화롭게 떠오르는 구름은 색색의 지붕 위로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곧이어 이상기후가 시작될 것이라는 말의 곤두선 직감으로부터 조지는 지프의 시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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