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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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소설 자살심판관
자살심판관 양혜영 [예비심판관 김안의 면접 녹취록] 질문자: 오르디나토르 외 6인 장소: 스위스그랜드 호텔 613호 오르디나토르: 먼저, 예비심판관 면접에 오른 걸 축하합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예비심판관님의 경력을 조사한 결과 최종 후보에 올랐고, 이제 여기 모인 여섯 심사관이 심층 면접을 통해 최종 선택을 결정하려 합니다. 예비심판관님은 심사관의 질문에 진실만을 답해야 합니다. 답변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거짓말탐지기가 부착되며, 예비심판관님의 답변은 모두 녹취되어 향후 법적 분쟁이 발생할 경우 증거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김안: 네, 알겠습니다. 오르디나토르: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여섯 심사관의 이름과 신상은 블라인드 처리되어 현재 착석한 자리에서 시곗바늘 방향으로 모노, 디, 트리, 테트라, 헥사, 펜타로 지칭될 겁니다. 지금까지 제가 한 말에 대한 질문이나 이의가 있습니까? 김안: 아니오,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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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소설 멜들다
멜들다 양혜영 멜*이 들어왔다. 강 선주가 포구 안으로 들어온 멜 떼를 발견했다. 강선주는 포구에 매어 둔 배를 살피러 나왔다가 방파제 아래 바닷물이 은색으로 팔딱이는 것을 보고 멜 떼가 들어온 걸 알았다. 강 선주는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가 양동이와 족대를 챙겨 나오며 멜이 들어왔다고 마을 안쪽을 향해 외쳤다. 그 소리를 들은 소도리 포구 사람들이 뛰어나왔다. 급히 나오느라 베개에 눌린 머리와 엉덩이께 대충 걸친 바지 차림을 하고도 양손 가득 뜰채와 양동이를 들고 나오는 것만은 잊지 않았다. 사람들은 가랑이가 젖는 것도 아랑곳 않고 바닷물 속으로 텀벙텀벙 들어가 뜰채로 멜을 건지기 시작했다. 사방에 은빛 물보라가 튀어 올랐다. “아이구, 이제랑 좀 앉아 쉬어 보카” 일찍 멜을 발견한 덕에 양껏 멜을 건진 강 선주가 슬그머니 방파제 한쪽에 술자리를 벌였다. 그 모습을 본 남자 서넛이 뜰채를 넘기고 방파제로 올라와 강 선주 옆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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