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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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나는 비평가다, 고로 나는 비평한다
(김병규, 「서문」, 『0번 - 영화비평선』, 부크크, 2016, 7~8쪽) Fantasy라는 필명으로 영화비평 블로그(http://blog.naver.com/satan_tango)를 운영해 온 이의 언급이다. “영화비평의 목표가 영화를 겨냥하지 않을 때, 영화글은 초점을 잃어버립니다.”(「비평에 대한 단상 - 매드 맥스 ver」, 같은 책, 427쪽)라고 단언하는 그의 글들에서 수도 없이 배웠음을 꼭 밝히고 싶다. 대체로 동의한다. 지금 내 앞의 바로 그 작품에 몰두하는 게 내가 하는 일이다. 등단하며 수상 소감에 ‘비평가적 자의식’이라는 유령과도 같은 무언가와 내내 싸웠다고 썼다. 한참을 더 허공에 주먹을 날리다가 언젠가부터 그만뒀다. 나는 그냥 이차 산업에 종사하는 수공업자다. 기계화된 공장이 이전까지는 수공업자가 해왔던 일을 대신하는 것처럼, 언젠가는 비평가로서의 내 일도 인공지능이 더 잘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이 비평 같은 것에 관심이 있기만 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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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비평가의 일 1회. ‘비평지’를 만드는 사람들
예전에 해왔던 각종 비평을 살려서 문학에 수렴되지 않는 어느 영역에 있기보단 영화비평, 정치·사회 비평도 했으니 이번엔 '문학비평이다'는 식으로 문학비평의 전형성을 제 스스로 의식하는 가운데 글을 발표해 왔던 것 같아요. 무슨 평문이든 납품해 왔다는 특성이 이상하게도 문학비평을 수행하는 지금, '네가 해보고 싶은 모든 걸 해볼 수 있어'와 '네가 해보고 싶었던 걸 모두 해볼 수 없어'라는 중첩으로 다가왔습니다. 써온 평문을 복기해 보면 문학이 중심이 된 문예지라는 정체성을 흐트러뜨리지 말아야겠다는 자기 검열이 스민 글들을 발표해 왔어요. 이는 문학비평이 제게 (아직 도전해 보지 못한 영역으로서의) 재미이자 (문학비평·평론의 규격에 어느 정도 맞춰야 한다는) 족쇄로 다가오는 대목이었죠. 대신 제가 문학비평에 느낀 기묘한 구속감拘束感은 활동하는 문학평론가·비평가들이 동료 평론가·비평가들의 글말을 평하는 감식안과 그 잣대는 무엇일까라는 관심사로 이어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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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책방곡곡] 순천 책방심다(제3회)
수언이가 영화비평 공모에 당선됐다고 말하니까 솔지의 표정이 바뀌잖아요. 나이가 들어서는 친구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데 이 시기에는 질투하고 비교하는 마음이 있는 것 같아서 옛날의 제 모습이 보이기도 했어요. 그래서 이 나이대의 시기와 관계를 많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한솔 : 두 사람의 꿈이 같았잖아요. 인간은 항상 본인이 힘든 게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는 것이 여기서 느껴졌어요. 둘은 서로 속으로 깔보잖아요. 수언이는 솔지에게 ‘너는 나처럼 꿈을 향해 달려가는 게 아니잖아. 부모님 때문이든 뭐든 네가 네 인생을 선택했으면서 왜 너만 힘들다고 얘기해? 돈은 못 벌지만 나는 꿈을 향해 가고 있잖아.’ 이거고 솔지는 수언이에게 ‘야, 너는 진짜 인생을 모른다. 지금 우리 나이에는 안정적인 길로 가야 돼. 넌 언제까지 꿈만 좇을 거야? 꿈만 좇는 네가 더 이상해. 왜 현실을 안 보는데?’라는 식으로 생각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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